What's your dream? Nah, not that kind of
내가 뭘 좋아하는지 모르겠어.
내가 뭘 하고 싶은 걸까?
나도 내가 뭘 원하는지 모르겠어.
과연 내가 하고 싶은 일은 뭘까?
어쩌면 모두가 평생 가져가야 하는 질문일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제도나 사회구조를 들먹이며 우리 스스로 좋아하는 것을 찾을 수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놓았다는 비판을 하려고 하는 것도 아니다.
물론 학창 시절 우리는 '장래희망'이라는 것을 적어냈다.
그리고 커갈 수록 "장래희망"을 이루기 위해 현실적으로 어떤 것들이 필요한지를 알아가면서 "장래희망"은 '생계수단' 혹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갖고갈 첫 직업' 정도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무렵이 되면 성적이나 수능점수에 맞추어 지원서를 낼 수 있는 학과를 졸업한 사람들이 보통 얻게되는 직업을 본인의 '장래희망'이라고 적어 내게 된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있다. 정말 갖고 싶은 직업을 썼다가도 그 직업이 생계가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거나, 사회적 명성을 얻기 어렵다거나 하는 현실을 알아가면서 현실적인 직업을 '장래희망'이라고 쓰게 된다.
대학 신입생 시절 미국인 대학생 친구를 만나 대화를 나눈 적이 있다.
그리 친해진 시점도 아니었는데 나에게 대뜸
"넌 꿈이 뭐야?"
라고 물어봤다.
뭔가 아무 생각없이,
"글쎄, 난 좋은 회사에 들어가서 실력을 쌓고 유능한 기업가가 되는거?"
라고 대답했다.
뭐 사실 헛소리도 아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그 시절 나는 유능한 기업가들의 자서전이나 평전을 읽으면서 어떻게 하면 유능한 기업가가 될 수 있을까 생각을 했었고, 그게 나의 '꿈' 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리고 주위에서 취업이나 고시패스가 지상 최대 과제인 사람들을 주변에서 많이 봐온 나로써는 유능한 기업가는 그래도 꽤나 야망있는 꿈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친구의 반응이 아직도 기억난다.
"아니 그런 꿈 말고, 진짜 꿈"
순간 머리를 꽝 하고 한대 얻어맞은듯했던 나의 반응과 느낌도 생생하게 기억난다. 친구가 딱히 어떤 대답을 원한다고 설명한 것도 아니었는데, 나는 이내 질문의 의도를 이해했고, 다행히도 내가 '꿈'이라는 것을 갖고 있고 대답할 수 있었다.
"아, 나는 여행가가 되는게 꿈이야. 세계 여기저기를 다니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많은 걸 경험해보고."
그제서야 친구는 만족한다는 듯이,
"그래 그게 너의 꿈이지! 멋진 꿈이네!"
하고 말했다.
그 친구는 재미교포 2세지만 한국어가 굉장히 서툴고 어린 시절 한국에 잠깐씩 부모님을 따라 온 것 외에는 이렇게 길게 한국에 있었던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 그 친구가 이런 질문을 한 한국 친구는 나 혼자가 아니었을 것이다. 그리고 다들 '취업'이 지상 최대의 꿈인 것처럼 나처럼 대답한 친구들도 많았을 것을 생각하니 씁쓸했다.
하지만 삶을 살다보면 내 꿈이 뭐였는지 잊고 살아가는 순간들이 많다.
그럴때마다 그 친구가 했던 질문을 스스로에게 물어본다.
"지금 나의 꿈은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