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은 독고다이

누구에게 빚지고 있나요?

by 윤작

'인생은 독고다이'라는 말을 21살 때 처음 되뇌었다.


한참 친구들과 어울려 뒤섞여야 할

21살이라는 나이에 나는

인생은 어차피 혼자라고,

아무도 내 인생 책임져 주지 않고

결국 혼자, 우뚝, 강하게 서는 것만이

인생의 답이라고 외쳤다.


아마도 그때 나는 내가 처했던 상황이 너무 힘들어서,

아무도 내 사정을 공감해주지 못할 거라는 생각에

스스로 혼자를 자처했던 게 아닌가 싶다.


지금 생각해 보면 참 어리디 어리고

어리석은 마음이다 싶지만,

서른이 훌쩍 넘어 이제 좀 먹고살만해진 지금도

나는 여전히 인생은 혼자 사는 거라고

결국 나 믿고 사는 게 인생이라 말하며 살고 있다.


그런데 인생은 정말 독고다이일까?

문득 깊이 생각하게 됐다.


인생 혼자 사는 것 같아도

돌아보면 중요한 전환점마다 늘 누군가 곁에 있었다.


독고다이를 외쳤던 21살 때도

나에게 아무 말 없이 귀 기울여 준 따뜻한 친구 덕분에

비뚤어진 마음을 바로 세울 수 있었고,


23살 일을 막 시작해 헤맬 때도

직장 선배의 관심 어린 시선 덕분에 잘 적응하고

꿈을 키워갈 수 있었다.


번아웃인지 뭔지 한 없이 무기력하고

자기 의심으로 가득했던 서른 즈음엔

자신감을 가지라고 나의 장점을 읊어주던

동료가 곁에 있었다.


혼자 아등바등 여기까지 왔다 생각했지만

그들의 도움이 없었더라면,

나를 믿어 주는 그들의 따뜻한 마음이 없었더라면,

지금의 나는 없었을지 모른다.


제 아무리 잘났다 한들 우리 모두 기대어 사는 존재다.

하루하루 일상이 무탈하게 흘러갈 수 있는 것도

당연한 듯 내 옆을 지켜주는 이들이 있기에

가능한 것이다.


인생은 독고다이라고?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 같은 소리다.


독립적으로 살아가되 잊지 말아야 한다.

우리 모두는 연약한 존재이고

그래서 서로에게 기대어 살 수밖에 없으며

그들의 존재 자체만으로

우리는 이미 많은 것들을 빚지며 살고 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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