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화, 공무원으로 살아남기 -
'얘들아, 공무원 해라'
교수님이 하신 말씀이었다.
프랑스어 학과가 전공을 살리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아직까지는 체감하지 못했을 때, 학생들과 교류가
꽤 있었던 한 교수님이 이런 말을 하셨다.
여러 직업 주변에서 봤지만, 공무원만큼 안정적이고
무난한 직업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적당히 대학 공부를 하고는 있었지만,
그렇다고 프랑스어에 대해 지독한 열정이
있지는 않았기에 뭐든 막연할 때였던 터라,
그 말을 들었던 대부분의 학생들에게는 마음에
'공무원'이란 단어가 꽂혔을 거다.
나 역시 그중에 하나였고.
실제로 잘 다니고 있는 친구들도 있고
그 말이 어떤 의미로 하신 말씀이신지
지금은 더 알 것 같다.
문제는 뭐든 그렇듯 사람마다 다르고,
공직은 나이가 사기업보다 중요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굳이 먼저 시작할 필요가 없었다는 거지.
얼추 비슷한 시기에 같은 학교가 아니었더라도
공시를 시작한 친구들이 여럿 생기기 시작했다.
아무래도 문과는 답이 없다는 게
어느 정도 진실이거나, 혹은 문과 중에서도
언어학과를 택하는 친구들의 성향일지도 모른다.
하필 그때 쯔음,
안 그래도 스트레스에 취약한 비루한 몸뚱이를
지녔던 나는, 혼자만의 이런저런 걱정으로
줄줄이 병을 달기 시작해서 사기업에 대한 열망보다는
안정적인 것에 대한 집념이 강해졌더랬다.
'그래, 일단 공무원 하고! 워라밸이 있으니까
그 외의 시간에 내가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보자.
어떻게 좋아하는 게 일이 될 수 있겠어? 일은 일이지!'
그렇게 시작한 공시는 나와의 싸움이었다.
내가 이렇게 집중력이 없는 사람인 줄 뼈저리게
느꼈던 나날들이었다. 그 와중에 몸뚱이는
너무도 나약해서 아침마다 구토에, 밥은
먹기도 힘들었고 약 주 5일은 병원에 다니면서
험난한 생존기를 썼더랬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한의원이나 내과를 갈 게 아니라
정신과를 갔어야 하는 게 아닐까 싶지만.
뭐, 지금은 모든 걸 극복하고 지병을 가지고 있는
조심해야 되는 몸 정도로 바뀌기는 했다.
이렇게 2년을 꼬박 보내고 떨어질 줄 알았던 시험이
난이도가 꽤나 어려웠던 것인지 합격을 했고,
그 뒤에 면접병(면접 때 떨어지면 어떡하지 병)이라는
시험을 붙은 공시생들의 공통 병에 걸렸지만
면접까지 붙고 난 뒤 금방 나았다.
그렇게, 나는 동사무소로 발령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