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로움과 공정성 사이

인천국제공항 사태를 중심으로

by 작은비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 취임사의 한 구절이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출신이자 故 노무현 대통령 참여 정부의 민정수석으로서 최순실 국정농단에 의해 배신감을 느낀 국민에게 한 약속이다. 그래서 다른 무엇보다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평가할 때 '기회의 평등', '과정의 공정성', '결과의 정의로움'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한 인천국제공항 사태도 세 가지 기준으로 평가해야 한다.


기회는 평등한가?

기회는 평등하지 않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여객보안검색, 공항소방대, 야생동물통제 업무 인원 2,143명을 직접 고용하고 공항운영과 보안경비 등 인력 7,642명을 자회사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모든 직군을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이 아니라 특정 직군에 국한시켰다. 비정규직에서 정규직으로 전환한 특정 직군에 대한 기준이 무엇인지 알 수 없다. 기준이 합리적인 판단이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특정 직군만 정규직으로 전환한 것은 다른 직군의 정규직 전환과 비교했을 때 기회의 차별이라고 할 수 있다.


과정은 공정한가?

과정은 공정하지 않다. 과정이 공정하기 위해서는 정규직을 지원하고자 하는 모든 이에게 지원할 수 있는 기회가 있어야 한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때 기존 비정규직을 대상으로 전환하였다. 인천국제공항에서 일을 하고 싶은 취업준비생에게 기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은 취업할 수 있는 기회의 박탈이다. 따라서 기존 비정규직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되, 정규직 채용을 진행해야 한다.


결과는 정의로운가?

기회가 평등하지 않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지만, 결과는 정의롭다.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는 '사용자는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의 반복갱신 등의 경우에는 그 계속 근로한 총기간이 2년을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다.' 규정되어 있다. 즉 근로자가 2년 이상 필요한 경우는 정규직으로 뽑으라는 것이 법의 취지이다. 따라서 정규직을 원칙으로 하되 일시적 근로자가 필요한 경우 비정규직으로 뽑아야 한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서 일하는 비정규직은 상시적으로 필요하다. 원래 정규직으로 근로를 해야 하는 것이 맞다. 따라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것은 법의 취지상 정의롭다고 할 수 있다.


결론적으로 기회는 불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지 않으나 결과는 정의롭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와 여당 측의 '정의롭다'는 입장과 취준생과 야당 측의 '불평등하고 공정하지 않다'는 입장이 서로 공존한다. 처음부터 비정규직이 아닌 정규직으로 고용했다면 이런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이라도 문제를 해결해야만 한다. 앞에서도 넌지시 언급했지만, 정규직 채용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한다. 기존 비정규직뿐만 아니라 취준생에게도 정규직 고용의 기회를 열어주어야 한다. 단 기존 비정규직 근로자는 합당한 가산점과 더불어 근로 연수를 인정해야만 한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