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정 기본소득
여의도에서 가장 뜨거운 감자는 기본소득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경기도지사를 시작으로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까지 기본소득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보수적인 미래통합당에서 기본소득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자 더불어민주당과 정의당 등 진보정당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복지 정책으로 평가받는 기본소득을 미래통합당에게 빼앗길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2022년 제21대 대통령 선거의 주요 어젠다 가운데 하나가 기본소득이 될 것이다. 정치권에서 기본소득에 관한 논의가 나오기 전, 적정 기본소득이 얼마나 될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이 시간을 통해 각자가 나름의 기준을 갖고 적정 기본소득의 액수를 정해봤으면 좋겠다.
먼저 기본소득의 수준에 관한 한 전문가 조사에 따르면, 기본소득의 적정 액수는 ‘① 1인당 최저생계비 → ② 최저임금 → ③ 전체 가구 중위소득의 60% → ④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의 50%’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이명현, 2014: 297).( 서정희 등 4명, <한국형 기본소득의 '이상적' 모형과 '단계적' 이행방안>, 2017에서 재인용)
➀ 1인당 최저생계비(2020년 기준,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9-173호) : 1인당 527,158원(월 기준)
➁ 최저임금(2020년 기준) : 1,795,310원(주 40시간, 월 209시간 기준)
➂ 전체 가구 중위소득 60%(2020년 기준,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9-173호) : 1인당 1,054,316원(월 기준, 중위소득은 1,757,194원)
➃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의 50%(2020년 기준, 2020 1/4분기 가계동향조사 결과 보도자료) : 1인당 최대 1,072,525원(월 기준, 2인 이상 기준 가처분 소득이 429.1만 원이며, 정확한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은 찾지 못했다)
낮은 금액 순서대로 다시 나열하면,
➀1인당 최저생계비 → ➂전체 가구 중위소득 60% → ➃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의 50% → ➁최저임금 순이다.
1인당 최저생계비를 제외한 전체 가구 중위소득과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 그리고 최저임금까지 공통적으로 알 수 있는 점은 대략 180~200만 원 정도 금액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1인당 180~200만 원을 노동 없이 살 수 있는 금액으로 설정하였다. 이런 기준으로 보면 4가지 방법 중 최저임금(1,795,310원)이 유일하다. 하지만 노동 없는 기본소득은 그 사람은 평생 불로소득으로 생활할 수 있다. 불로소득은 아무런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없기 때문에 지양해야 한다. 즉 모든 사람은 일정한 노동 생활을 하며 살아야 한다. 따라서 모든 사람에게 기본소득으로 180~20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은 옳지 않다.
그렇다면 기본소득으로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인간이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권리는 국가와 개인 모두 책임져야 이루어질 수 있다. 따라서 전체 가구 중위소득 50%(878,597원)이 적당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최저임금 50%와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 50%도 전체 가구 중위소득 50%과 금액 차이는 별로 없다. 하지만 최저임금과 1인당 연간 가처분 소득보다 중위소득이 평균에 적합하고 변동성이 적으며, 산출이 더욱 쉽기 때문에 중위소득을 기준으로 했다. 그와 더불어 60%가 아닌 50%인 이유는 앞서 말했다시피 국가와 개인 모두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50%는 국가가 보전해주지만, 나머지 50%는 개인이 노동을 통해 충당해야 한다.
전체 가구 중위소득 50%(878,897원) 중 일정 금액은 정해진 목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2010년 표준가구 최저생계비 비목별 구성에 따르면, 4인 가구 기준 식료품비 512,210원, 주거비 326,155원, 의류비 53,938원이다. 2010년에 비해 상승한 물가상승률과 4인 가구보다 1인 가구가 필요한 비용이 더 많기 때문에, 식료품비 : 20만 원, 주거비 : 15만 원, 의류비 : 5만 원은 반드시 항목별로 사용해야 한다. 국가가 기본소득을 보장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국민의 의식주를 보장해줘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40만 원 각 의식주 항목별로 맞게 사용하고, 50만 원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급대상은 전 국민이다. 다만 미성년자와 제한 능력자 등 처분권한에 제한된 인원은 법정대리인에게 항목별 할당 금액인 40만 원을 지급하되, 50만 원은 제한 능력이 회복하기 전까지 국가가 관리해야만 한다. 법정대리인이 미성년자나 제한 능력자의 기본소득을 자의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따라서 국민연금과 같은 방식으로 국가가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본소득을 관리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유죄판결을 받아 교정시설에 수감된 경우 교정시설에서 의식주를 해결해주므로 제외시킨다. 다만 자율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50만 원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원칙적으로 보면 50만 원 지급은 옳으나, 일종의 페널티로 생각할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