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는 다수의 소유가 아니다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다"
선거철만 되면 우리가 흔히 듣는 말이다. 선거를 통해 국민을 대표할 대통령,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제장, 기초의원 등을 뽑으므로 충분히 맞는 말이다. 하지만 나에게 있어서 민주주의의 꽃은 선거가 아닌 대화와 토론이다. 선거는 자신의 의견을 표출하는 수단이지만, 찬성과 반대 또는 기권 밖에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제한적이다. 그와 더불어 쌍방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므로 양극화는 더욱 심해진다. 하지만 대화와 토론은 평등한 위치에서 서로의 생각과 의견을 지속적으로 교환할 수 있다. 자신과 상대방의 의견이 다르면 '무조건' 적이 아니라 대화와 토론을 통해 공생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다.
민주주의는 다수의 의견뿐만 아니라 사회적 약자나 소수의 의견도 존중해야만 한다. 300명의 국회의원은 각각 지역구 주민이나 당을 지지한 국민을 대표하여 국정활동을 한다.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도 간접적이긴 하지만 국회의원을 통해 생각과 의견을 표출할 수 있다. 따라서 국회는 다수의 의견뿐만 아니라 소수의 의견도 소중히 여기며 국정에 반영해야만 한다. 국회에서 항상 대화와 토론이 넘쳐나야 하는 이유이다.
4.15 총선을 앞두고 개정한 선거법(연동형 비례대표제)도 국회의 다양성을 높이기 위함이었다. 다양성은 곧 다른 의견으로 대화와 토론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현행법상 국회는 특정 당이 과반수 이상을 차지할 경우 대화와 토론 없이 국정운영을 할 수 있는 구조이다. 우리나라와 같이 양당 체제인 경우 이러한 문제는 더욱 심각하다. 따라서 대화와 토론이 없는 국회를 방지하기 위해 특정 당이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수 없도록 하거나 국정운영에서 대화와 토론을 반드시 집어넣는 방안이다.
첫 번째 방법은 선거법 개정 등을 통해 시도는 할 수 있다. 하지만 전체 국민의 90%가 특정 당을 지지하는데 의석수의 50%밖에 가져가지 못한다면 국민의 의견을 충실히 반영한다고 볼 수 없다. 무조건 특정 당이 과반수 이상의 의석을 차지할 수 없도록 하는 방법은 과소대표의 문제를 낳는다. 따라서 양당체제를 해소하여 다양한 정당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정당 설립 기준을 낮춰야 한다. 그와 더불어 석패율제 도입으로 소수 당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첫 번째 방법은 간접적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두 번째 방법이 중요하다. 국회는 현재 필리버스터라는 제도를 통해 무제한 토론, 합법적 의사 진행 방해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필리버스터는 회기 만료 시 종료된다는 점에서 한계점을 갖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 국회는 분할 회기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명 '회기 쪼개기'를 통해 필리버스터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따라서 미국 국회(정기회 2년)처럼 입법 활동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와 더불어 입법 활동 시 입법 내용을 국민에게 공개하고 국민의 의견을 청취할 수 있는 제도를 신설해야 한다. 국민의 찬성과 반대 의견 모두를 수렴해 입법에 반영해야 한다. 현재 청와대 국민 청원처럼 특정 인원 이상이 지지를 표한 발언에 대해 반드시 답하는 제도를 국회에 도입하면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민주주의는 다수주의가 아니다. 특히 입법부는 대통령 한 명이 대표하는 행정부와 다르게 300명 국회의원이 존재한다. 그 이유는 입법 활동 시 다양한 생각과 의견이 중요하며, 소수의 의견도 반영해야 한다는 뜻이다. 협치는 하나의 의견만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서로 다른 생각과 의견이 최선의 정책이 무엇인지 대화하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조율의 산물이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민주주의의 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