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
인간은 감각을 통해 세상을 인지한다. 우리는 눈을 통해 보고, 귀를 통해 들으며, 코를 통해 냄새를 맡는다. 여기에 촉각과 미각을 더하면, 인체의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이라고 부른다. 인간은 다섯 가지 감각 기관을 통해 외부의 세계를 받아들인다. 과학적으로 정리하면, 감각기관에서 발생한 전기신호를 뇌에 전달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뇌에 전달된 전기신호를 통해 우리는 생각을 하고 행동을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는 감각을 믿는다고 할 수 있다. 우리가 감각을 통해 얻은 세상에 대한 인식으로 생각과 행동을 하기 때문이다. 결국 우리는 감각을 믿을 수 있는가에 대한 여부와 상관없이 감각에 의존하여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사실 감각은 굉장히 객관적인 것처럼 보인다. 아래 두 그림을 보자.
우리는 사과를 빨간색이라고 하고, 바나나를 노란색이라고 한다. 만약 어느 누군가가 사과나 바나나를 보라색이라고 한다면 다른 숨은 뜻이 있는지 의문을 표할 것이다. 그 정도로 색이라는 관념은 주관적이지 않고 객관적으로 보인다. 하지만 과연 그럴까? 사과가 빨간색인 이유는 사과가 원래 빨간색이 아니라 사과가 익었을 때 보이는 색을 빨간색으로 약속했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사과라는 객체를 통해 얻는 시각적 색채를 빨간색이 아닌 보라색이라고 부르기로 약속했다면, 앞으로 사과는 보라색이 되는 것이다. 그와 더불어 A가 사과로부터 얻는 시각적 색채와 B가 얻는 시각적 색채는 다르다. 개인마다 감각에 의해 받아들이는 전기신호가 다르기 때문이다. 즉 같은 빨간색이라 하더라도 A와 B는 다른 색을 인지하고 있다.
시각뿐만 아니라 모든 감각 영역에 적용된다. 모든 개인은 저마다 다른 세상을 인식하며 살아간다. 단지 우리끼리 약속을 통해 객체를 어떻게 부를지 약속을 하는 것뿐이다. 결국 우리가 같은 사과를 보더라도 다른 사과를 인식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받아들이는 세상은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이다. 객관적이라고 보이는 이유는 우리가 한 약속 때문이다. 결국 세상은 약속에 의해 공유된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각자가 세상을 다르게 인지한다고 생각하자. 같은 책과 영화를 보더라도 다른 느낌을 갖는 것처럼, 단순한 객체도 각자 다르게 인식한다. 우리는 모두 주관적인 세계를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