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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Nov 22. 2020

조커(Joker, 2019)

무엇이 조커를 만들었는가?

네이버 영화 포스터

 

 조커를 다룬 영화는 이 영화 말고도 굉장히 많다. 1968년 제1대 조커인 시저 로메로를 시작으로 잭 니콜슨, 히스 레저, 자레드 레토 등 다양한 배우가 조커를 연기했다. 다양한 배우가 연기한 만큼 각자 다른 스타일의 조커가 탄생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는 호야킨 피닉스가 조커를 연기했다. 호야킨 피닉스는 조커의 외적 광기가 아닌 내적 광기를 여실히 보여줬다. 이번 영화는 조커의 탄생이라는 스토리를 이해하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호야킨 피닉스의 연기를 보는 것 자체만으로 충분한 감동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호야킨 피닉스의 연기는 글로 쓸 수 없다. 단지 영화를 보는 것 밖에 방법이 없다. 따라서 필자는 조커의 탄생이라는 이야기에 집중해보도록 하겠다.


 영화는 광대인 아서 플렉이 불량 청소년에게 광고판을 빼앗기고 구타를 당하는 장면에서 시작된다. 아서 플렉은 사람을 웃기는 광대로서 가끔씩 자신의 웃음을 제어하지 못하는 정신병을 갖고 있었다. 어느 날 광대 분장을 지우지 못한 채 지하철을 탄 아서 플렉은 갑자기 정신병이 도져 웃음을 터뜨렸다. 자신에게 시비를 걸고 있다고 생각한 세 명의 남성이 아서 플렉에게 다가갔고, 아서 플렉은 리볼버를 당겼다. 이 살인 사건 이후 아서 플렉은 조커가 된다. 아서 플렉은 불량 청소년에게 구타를 당하고 소지품을 뺏기는 사회적 약자였다. 그는 언제나 소심하고 친절하여 놀림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한 번의 살인은 그를 조커로 만들었다. 친절하고 소심한 아서 플렉 내면에 숨어 있는 조커가 세상 밖으로 등장하게 된 것이다.


 사실 '무엇이 조커를 만들었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서 플렉이 조커가 되는 과정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아서 플렉이 어머니에게 학대를 당했던 과거나 사회적 약자로서 항상 괴롭힘을 받았다는 점, 그리고 정신과 병력을 갖고 있다는 점 등 다양한 개인적 이유가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회 전체가 아서 플렉을 상징으로 여기고, 같은 분장을 하며 시위를 하는 것은 단순히 사적인 이유로 설명할 수 없다.


 그렇다면 무엇이 조커를 만든 것일까? 조커를 만든 것은 인간 그 자체의 모순적인 모습과 이 모순을 해결하지 못한 사회이다. 인간의 내면은 선과 악이 공존한다. 지금 당장 인간이 악보다 선한 모습을 많이 보이는 이유는 인간이 선하기 때문이 아니라 악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사회는 인간으로 하여금 생존할 수 있는 조건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조커의 시대는 급격한 빈부격차로 인해 이 조건조차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에 조커가 탄생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결국 조커를 만든 것은 개인이 아닌 사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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