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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Jul 26. 2023

프리드리히 엥겔스,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

마크크스 동지

유물론적 인식에 따르면 역사를 최종적으로 규정하는 계기는 직접적 생활의 생산과 재생산이다. 그런데 이것 자체는 다시 이중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한편으로는 생활 수단들의 생산 즉 의식주의 대상과 이에 필요한 도구의 생산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인간 자체의 생산 즉 종의 번식이다. 특정한 역사에 특정 지역에서 사는 인간은 사회적 제도 안에서 살아가는데, 이 사회적 제도는 두 종류의 생산, 곧 한편으로는 노동의 발전 단계, 다른 한편으로는 가족의 발전 단계에 의해 규정된다. 노동이 덜 발전할수록, 노동 생산물의 양이 제한적일수록, 그래서 사회의 부가 제한적일수록 사회 질서는 혈연적 유대에 의해 더욱 크게 지배받는 것처럼 보인다. 혈연적 유대에 기초한 사회 구조하에서 점차 노동 생산성이 증가하며, 이와 함께 사적 소유와 교환, 부의 차이, 타인의 노동력을 이용할 가능성, 이에 따른 계급 대립의 기초가 나타난다. 새로운 사회적 요소들은 몇 세대에 걸쳐 낡은 사회 제도를 새로운 상황에 적응시키고자 노력하지만, 이 둘은 서로 양립하지 못하기 때문에 마침내 하나의 완전한 변혁을 가져오게 된다. 혈연적 결합체에 기반을 둔 낡은 사회는 새로 발전한 사회 계급들과 충돌해 폭파되고 그 자리에 국가로 집약되는 새로운 사회가 출현하는데, 국가의 하부 단위는 더 이상 혈연적 결합체가 아니라 지역적 결합체다. 이 새로운 사회에서는 소유 질서가 가족 질서를 완전히 지배하며, 지금까지 쓰인 모든 역사의 내용인 계급 대립과 계급투쟁이 비로소 자유롭게 전개된다. - p.15 line 17 ~ p.16 line 20


부가 일단 가족의 사적 재산으로 급속히 늘자 대우혼과 모권적 씨족에 기초한 사회는 강한 타격을 입었다. 대우혼은 가족에 새로운 요소를 가져왔다. 그것은 친어머니와 함께 공적으로 인정된 친아버지를 내세운 것이었다. 이 친아버지는 오늘날의 일부 ‘아버지들’보다 더 확실했을 가능성이 있다. 당시 가족 내의 노동 분업에 따라, 남편은 식량을 조달하고 그에 필요한 노동 수단을 만들었고, 이에 대한 소유권은 그에게 있었다. - p.86 line 22 ~ p.87 line 5


“현대 가족은 그 맹아 안에 노예제뿐 아니라 농노제를 담고 있다. 왜냐하면 현대의 가족은 처음부터 농경을 위한 노력과 관련 있기 때문이다. 그 후 현대 가족은 사회와 국가 속에서 광범위하게 발전한 온갖 대립을 축소판의 형태로 내포하고 있다. - p.91 line 5~9


역사에 나타난 최초의 계급 대립은 단혼에서 남편과 아내의 적대의 발전과 일치하고, 최초의 계급 억압은 남성에 의한 여성 억압과 일치한다. 단혼은 위대한 진보 중 하나지만, 동시에 노예제나 사적 소유와 함께 오늘날까지 계속되는, 즉 모든 진보가 동시에 상대적 퇴보이며 한쪽의 행복과 발전이 다른 쪽의 고통과 억압으로 관철되는 시대를 열었다. - p.101 line 19 ~ p.102 line 1


결혼의 완전한 자유는 자본주의적 생산과 이를 통해 형성된 소유 관계, 예컨대 오늘날 아직도 배우자 선택에 강력한 영향을 미치는 모든 부차적인 경제적 동기가 이 제거되었을 때에야 비로소 보편적으로 실행될 수 있다. 그러면 상호간의 애정 외에 다른 어떤 동기도 남지 않게 된다. - p.123 line 22 ~ p.124 line 2


<가족, 사적 소유, 국가의 기원>에 나타난 엥겔스의 통찰과 이론은 마르크스주의의 이론적 개념과 결합되어 경험주의적이고 관념론적인 시각의 한계를 극복하는 인식의 길을 열어주고 있다.  - p.147 line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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