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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작은비 Sep 08. 2023

핸리 데이빗 소로우, 『월든』

소로우의 숲

    

오늘 모든 사람들이 진리라고 받아들이고 묵과한 것이 내일에는 거짓으로 판명될지도 모른다. 들에 단비를 내려줄 구름으로 믿었던 것이 한갓 견해라는 이름의 연기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날지 모른다. - p.23 line 20 ~ p.24 line 3     


나이 많음이 젊음보다도 더 나은 선생이 될 수 없고 어쩌면 그보다 못하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은 나이 먹는 과정에서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더 많기 때문이다. - p.24 line 8~10     


인간의 체질이 서로 다르듯이 자연과 인간 생활도 가지각색이다. 남의 앞길을 누가 어떻게 예언하겠는가? 우리가 잠시 서로의 눈동자를 들여다보는 것보다 더 큰 기적이 일어날 수 있을까우리는 그 한 시간 동안에 세상의 모든 시대를아니 모든 시대의 모든 세상을 살 수 있는 것이다. 역사, 시, 신화 등 다른 사람의 경험에 대하여 읽어본 그 어떤 것도 이만큼 경이적이고 유익하지는 않을 것이다. -  p.26 line 19 ~ p.27 line 5     


우리가 사는 이 온대성 기후에서는 인간 생활의 필수품은 식량주거공간의복연료의 항목으로 정확하게 나눌 수 있겠다이것들을 확보하고 난 다음에야 우리는 자유와 성공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인생의 진정한 문제들을 다룰 준비가 되는 것이다. - p.29 line 13~16  

   

철학자가 된다는 것은 단지 심오한 사색을 한다거나 어떤 학파를 세운다거나 하는 것이 아니라, 지혜를 너무나도 사랑하여 그것의 가르침에 따라 소박하고 독립적인 삶, 너그럽고 신뢰하는 삶을 살아나가는 것을 의미한다. 철학자가 되는 것은 인생의 문제들을 그 일부분이나마 이론적으로 그리고 실제적으로 해결하는 것을 뜻한다. - p.33 line 1~5

     

사람들이 찬양하고 성공적인 것으로 생각하는 삶은 단지 한 종류의 삶에 지나지 않는다왜 우리는 다른 여러 종류의 삶을 희생하면서까지 한 가지 삶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 - p.40 line 1~3     


우리는 더 많은 것을 얻으려고만 끝없이 노력하고때로는 더 적은 것으로 만족하는 법을 배우지 않을 것인가? - p.61 line 18~19     


우리는 집 짓는 일의 즐거움을 영원히 목수에게 넘겨주고 말 것인가? 대부분 사람들의 경험에서 건축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은 어느 정도일까? 나는 여기저기 꽤 돌아다닌 편이지만 자기 집을 짓는 것처럼 단순하고도 자연스러운 일을 하는 사람은 한 사람도 만난 적이 없다. 우리는 공동체에 매여 있다. 아홉 사람의 재봉사가 모여야 한 사람의 온전한 인간이 된다는 속담이 있지만, 재봉사만이 온전한 인간의 9분의 1인 것은 아니다. 목사도 상인도 농부도 역시 온전한 인간은 되지 못하는 것이다. 이 노동의 분업은 어디에서 끝날 것인가? 그리고 그것은 결국 어떤 목적에 이바지할 것인가? 물론 어떤 사람이 나를 대신하여 생각을 할 수도 있으리라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내가 스스로 생각하는 것을 중단하고 생각하는 일을 그에게만 맡겨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 p.75 line 12~22     


대학을 졸업할 무렵, 나는 내가 재학 중에 항해학 과목을 수강한 일이 있다는 것을 듣고는 깜짝 놀랐다. 차라리 내가 배 한 척을 직접 몰고 항구 밖으로 단 한 번만이라도 나갔더라면 항해술에 대해 훨씬 많은 것을 배웠으리라. 가난한 학생들까지도 정치경제학만 공부하고 강의받고 있을 뿐철학과 동의어 관계에 있는 생활의 경제학은 대학에서 진지하게 가르치지 않고 있다. - p.83 line 18 ~ p.84 line 1

     

내가 무엇보다 소중하게 여기는 것은 얽매임이 없는 자유이고, 경제적으로 풍족하지 않더라도 나는 행복하게 살아나갈 수 있으므로 값비싼 양탄자나 다른 호화 가구들, 맛있는 요리 또는 그리스식이나 고딕 양신의 주택 등을 살 돈을 마련하는 데에 내 시간을 허비하고 싶지 않았다. - p.109 line 19~22     


내가 아는 한 청년은 몇 에이커의 땅을 유산으로 물려받았는데 그는 ‘여력만 있다면’ 나처럼 살고 싶다고 내게 말했다. 그러나 나는 남이 내 생활양식을 그대로 따르기를 바라지는 않았다. 그 까닭은 그 사람이 내 생활양식을 제대로 배우기도 전에 나는 또 다른 생활양식을 찾아낼지 모를 뿐만 아니라 이 세상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제각기 다른 인간들이 존재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나는 각자가 자기 자신의 고유한 길을 조심스럽게 찾아내어 그 길을 갈 것이지결코 자기의 아버지나 어머니 또는 이웃의 길을 가지는 말라고 당부하고 싶다. - p.110 line 21 ~ p.111 line 6     


사람들은 진리가 멀리 어딘가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그들은 진리가 우주의 외곽 어디에, 가장 멀리 있는 별 너머에, 아담의 이전에, 혹은 최후의 인간 다음에 있는 것으로 생각한다. 물론 영원 속에는 진실하고 고귀한 무엇이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시간과 장소와 사건은 지금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하느님 자신도 현재의 순간에 지고의 위치에 있으며, 과거와 미래를 포함하여 그 어느 시대도 지금보다 더 거룩하지는 않은 것이다. 우리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진실을 계속적으로 흡입하고 그 안에 적셔짐으로써만 비로소 숭고하고 고결한 것을 파악할 수 있는 동력을 얻게 된다. - p.148 line 16 ~ p.149 line 5     


나의 경험이 아무리 강렬하더라도 나는 나의 일부분이면서 나의 일부분이 아닌 것처럼 나의 경험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단지 방관자로서 메모를 하고 있는 어떤 부분이 존재하는 것을 느끼고 있다그 부분은 라기보다는 차라리 제삼자라고 할 수 있으리라. 인생의 연극(그것은 비극일 수도 있겠는데)이 끝나면 그 관객은 제 갈 길을 가 버린다. 그 관객에 관한 한 그 인생극은 일종의 허구이며 상상의 작품일 따름인 것이다. 이러한 이중성은 종종 우리를 변변찮은 이웃이나 친구로 만들기에 충분한 것이다. - p.205 line 6~13     


우리는 대자연의 거대함과 기이함을 깨닫지 못한다. 잠에서 깨어나든 몽상에서 깨어나든, 사람은 그때마다 나침반의 위치를 다시 눈여겨보아야 할 것이다. 길을 잃고 나서야다시 말하면 세상을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우리는 자기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하며우리의 위치와 우리의 관계의 무한한 범위를 깨닫기 시작한다. - p.258 line 5~10     


우리는 이 작은 집을 떠들썩한 웃음소리로 쩡쩡 울리게 하기도 하고 장시간의 진지한 이야기로 집 안을 가득 차게 해서 월든 골짜기에 깃들여온 오랜 침묵에 대한 보상을 했다. 내 집의 분위기에 비하면 브로드웨이 거리는 차라리 조용하고 적적하다고 할 수 있었으리라. - p.399 line 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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