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의 정치
이제 머지 않아서,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이 한반도에 몰아칠 것이다. 그 물결이 이 땅을 비옥하게 만들지 황폐하게 만들지 아직 예단할 수는 없다. 내일의 역사는 전진과 퇴보의 가능성을 모두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역사의 이중성에 맞서 작은 인간의 힘으로, 진리의 승리와 밝은 앞날을 위해 헌신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 부끄럽지만 이 책 역시 ‘바른 내일’을 열어가는 데에 작은 기여라도 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 - p.7 line 12~18
상황이 바뀔 수 있다는 경험을 했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 p.69 line 15~16
열광이 역사 발전의 에너지가 될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변화는 개인이 아닌 집합적인 힘에 의해서 이루어질 수 있다. 집합의 힘이야말로 수구 기득권 세력과의 대결을 가능하게 하는 실천적 에너지다. 개인의 합인 집단이 단일한 에너지를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열광이 반드시 필요하다. 열광이 없다면 한 집단은 연대 의식과 공동된 감수성도 없는 개인과 개인의 단순한 합에 지나지 않을 것이다. - p.77 line 5~11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민주화 운동 역시 공공재적 성격을 갖는다고 할 수 있다. 수많은 사람들이 죽음과 고통 속에서 얻은 민주화의 혜택은 운동에 참여하지 않는 사람들도 누리고 있다. - p.81 line 8~10
노사모 운동은 역사의 정의가 살아 있음을 증명한다. 역사 발전은 모순된 현실을 극복하는 과정 속에서 이루어진다. 그러나 그 모순을 극복하고 미래를 개척해나가는 일은 매우 힘들다. 모순의 극복 과정은 특정 기득권 세력과의 갈등을 수반하며 많은 어려움을 극복해나가야 하기 때문에 개인으로서는 매우 힘든 일이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적인 희생도 감수해야 한다. 안정되고 편안한 삶을 포기하고 사회적 모순에 대항해서 싸워나가는 일은 한 개인에게는 엄청난 희생이다. 사회는 그러한 개인과 집단의 노력에 의해서 조금씩 발전할 수 있었다. 이렇게 역사와 사회를 위해서 자신을 희생하는 사람들을 높게 평가해야 한다. - p.141 line 6~15
죽음은 인간이 선택할 수 있는 최후의 수단으로서, 죽음 앞에 두렵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살아 있는 것 자체가 굴욕이라 느껴질 때면 그것은 이미 자신을 둘러싼 모든 권력(거시적이든 미시적이든)에 대한 강력한 저항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이에 대한 적극적인 돌파 의지의 선택의 한 가지 방법으로서 죽음을 선택하는 이가 있다면, 그것은 비록 매우 비극적인 일임에는 틀림없으나, 그 의지와 의미 자체를 폄하할 수는 없는 일이다. - p.175 line 10~20
김대중 정권의 공과 과는 명확히 구분해서 공은 발전적으로 계승하고, 과는 창조적으로 극복하는 일이 필요하다. - p.199 line 1~3
사람들은 어떠한 일이 이뤄지고 완성되기 위해서는 다 ‘때’가 있다는 말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일상적인 체험을 통해서 이 말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 그렇다. 뭔가 일이 되기 위해서는 분명 특정한 ‘때’라는 것이 존재한다.
이는 한 개인사에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며 역사와 사회에도 해당된다. 한 개인이 실기를 하여 기회를 잃으면 그 피해는 한 개인에게 돌아간다. 그런데 역사의 흐름을 놓쳐 한 사회가 중요한 기회를 놓친다면 그 피해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돌아간다. 그리고 그 피해는 단기간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세대의 사람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역사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중요한 국면에서는 정말 정신을 똑바로 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역사적 시간에 중요하지 않은 순간이 어디 있겠느냐마는 그 중에서도 결정적인 의미를 가지는 순간이 분명 존재하며 그 순간의 선택이 한 사회의 운명을 좌우하기도 한다. - p.226 line 15 ~ p.227 line 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