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작은비 Oct 11. 2023

고병권, 『화폐, 마법의 사중주』

화폐의 비밀

신을 존재케 하는 것은 이성이 아니라 신앙이다따라서 이성을 통해 신의 현존을 증명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신을 통해 이성의 부재를 증명하게 될 것이다화폐 또한 그렇다. - p.21 line 5~8     


화폐에 눈을 빼앗기면 화폐를 볼 수가 없다. 맑스는 왕이 왕인 이유를 왕에서 찾으려 하지 말고, 그가 신하의 눈에 왕으로 보인다는 사실에서 찾으라고 말한 적이 있다. - p.23 line 10~12     


마술사에게 속는 이유는 우리가 엉뚱한 곳을 보기 때문이다우리가 보지 못하는 곳에 비밀이 있다화폐 역시 그렇다화폐로 사용되는 사물은 마술사의 소도구처럼 정작 화폐적인 것을 보지 못하게 한다. - p.27 line 15~18     


다음으로 화폐의 발생을 경제적 현상에 국한해서 논의할 수 없다는 것도 분명하다. 마르셀 모스는 원시 사회의 경제적 급부체계를 ‘총체적인 사회 현상’(phenomene social total)이라고 불렀는데, 그것은 경제적 급부체계에 “종교제도, 법제도, 도덕제도, 경제제도 등이 한꺼번에 나타나기 때문”이다. 비록 그 구체적 양상은 다르지만 우리는 근대 화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 말을 할 수 있다. 그것은 경제적 현상임과 동시에 정치적 사회적 문화적 현상이다. 이 책에서 자세히 살펴볼 근대 화폐의 형성과정에서 이 점은 더욱 잘 드러날 것이다그것은 근대 주권이 형성되는 과정이자근대 시장이 형성되는 과정이며근대 사회가 형성되는 과정이고부에 관한 과학적 담론이 형성되는 과정이다. - p.32 line 5 ~ p.33 line 2     


화폐가 무엇인지에 대한 답은 화폐로 사용된 사물이 아니라그것을 화폐로 만들어준 요소들의 작용에서 찾아야 한다. - p.39 line 2~4     


우리는 아무런 목적성도 존재하지 않는 발생지로부터 출발해서 온갖 우연적 사건들이 개입하는 시간을 따라 구성적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 p.46 line 20~22

매거진의 이전글 KBS 제작팀, 『명견만리: 정치,생애,직업,탐구』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