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속으로는 '이쁜 딸아기예요'라고 말하고 있었지만, 그래도 '딸이에요? 아들이에요?'라고 순서라도 바꿔서 말해주시는 분들이 있기에 마음의 위로를 얻고 있는 요즘이다.
아기 모자는 외출 필수템이 되었다.
처음 외출을 할 때는 여름이라 아기가 답답할까 싶어 모자를 씌우지 않고 나갔다. 그때마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혹시 실례가 될까 봐 성별을 물어보시곤 했는데, 꼭 아들이냐고 먼저 물어보셨다. 처음 한 두 번은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지만 한 번이 두 번이 되고, 세 번이 되니 '우리 아기가 그렇게 남자아이처럼 생겼나?' 싶었다. 그 후로 외출을 할 때는 항상 토끼 모자나 아기 보넷을 씌우고 다녔는데, 모자 덕분인지 "딸이에요? 아들이에요?"라고 물어보는 순서라도 뒤 바뀌어 마음의 위로를 받고 있다. 아마 머리카락이 자랄 때까지 외출할 때 모자는 필수템이 될 것 같다.
우리 아기는 토끼띠라서 그런지 토끼모자가 잘 어울린다.
매일 아침 행복한 시작이 되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에는 매일 아침 웃을 일이 없었다. 그런데 아기가 태어난 이후에는 방긋방긋 웃는 아기를 보면 같이 웃지 않을 수 없었다. 덕분에 매일 아침을 행복한 미소로 시작하게 됐다. 아기 없이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왔는지 기억나지 않을 정도로 소중한 하루를 보내고 있다.
아기를 보기 힘든 시대
아기를 보면 이뻐서 어쩔 줄 몰라하시는 분들은 아무래도 나이 드신 여성분들이 많았다. 아기를 직접 낳고 키워보셨기 때문에 더 그런 게 아닐까 싶다. 아기를 보면서 자녀의 어릴 적이 생각나시는지 유독 좋아하셨다.
요즘은 외출하면 다들 갓난아기 보기가 너무 힘들다고 한다. 작년 연간 출산율이 0.78(명)이라고 하던데 정말 사람들이 피부로도 느낄 만큼 아기를 보기 힘든 시대가 된 것 같다. 또 갓난아기 시절은 금방 지나가기 때문에 주위에 아기가 더 없는 것처럼 느껴지는 지도 모르겠다.
신혼부부를 위한 정책이 많아지고 있지만, 청년으로 주어지는 혜택도 좋다 보니 혼인신고를 늦게 하게 되는 경향도 있는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혼인 신고 통계 지표가 왜곡될 수도 있다고 본다. 하지만 아기는 낳으면 무조건 출생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에 통계가 왜곡되기는 힘들다. 피부로 와닿는 정말 심각한 문제인데 마땅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결국엔 개인이 극복해야 되는 문제가 되는 걸까?
아직 우리 아기는 머리카락이 많이 안 자라 아들처럼 보여도 나한테는 눈에 넣고 다녀도 안 아플 정도로 이쁘다. 만약 다시 작년으로 돌아가 '아기를 낳을래 말래?'라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백번 천 번이고 아기를 낳을 거라고 말할 것 같다. 아기가 태어난 이후에 삶은 이전의 삶이 생각나지 않을 정도로 행복하기 때문이다.
사춘기 겪어보면 그 말이 쏙 들어갈거라 하지만..
인생을 살아가면서 혼자 또는 부부가 행복하게 사는 삶도 좋다고 생각하지만 아기와 함께 진정한 가족을 이룬다는 건 또 다른 소중한 경험인 것 같다. 우리나라도 아기들이 많이 태어나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며 살아가는 세상이 하루빨리 다시 찾아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