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어 있는 아빠
"엄마는 알까 아빠가 십오 년 동안
나를 보러 온 것을 알까"
바보가 아닌 다음 누군가
자신을 지켜본다는 것을 안다.
민재가 아빠의 존재를 느낀 것은
초등학교 사 학년 그날은 눈이 왔었다.
민재의 생각 속의 눈은
발목을 푹 들어가는 눈으로 기억된다.
눈 때문에 집에 가지 못하고 발반 동동 구르고 있었다. 친구들의 부모들이 와서는 친구들을
하나둘씩 업고 사라질 때마다 일만 하는 엄마를
얼마나 원망했던지..........
해가 뉘엿뉘엿 넘어갈 때까지
민재는 학교에 있었고 민재 옆에는 아저씨가
우산을 펼치고 서있었다.
엄마가 교문을 들어설 때까지
민재 옆에서 눈이라도 맞을까
우산을 쓰여주면서 계셨던 아저씨가
아빠라는 것을 민재가 안 것은 고1 때
엄마 장롱 속의 앨범에서였다.
아진 씨가 민재를 업고 교문을 걸어갈 때까지
아저씨는 우산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가
민재가 손을 흔들자 아빠는
손을 흔들어 주셨다.
서글펐던 미소가 민재를 따라와 침대 맡에서
함께 했었다.
고등학교 민재 나이 15살 때 아진이 퇴사를 결정하고 밤마다 뒤척거리며 잠 못 이룰 때
민재는 저녁 무렵 야자를 끝나고 교문 앞을
지나쳐 나올 때 아빠를 보았었다.
희끗한 머리는 왜 염색을 안 할까
눈이 자꾸 돌아가는 것을 무시하고 아빠를 외면하고 집으로 가면서 그는 생각했다.
"엄마가 불쌍해서 당신을 만날 수는 없어요"
보고 싶었지만 말하고 떼쓰고 싶었지만
참고 참으면서 아빠를 외면했었다.
군대까지 와서는 이름을 대고는
"아프지는 않아요 잘은 지내요"물으시는
남자분이 있다고 "누구냐"는 상병의 물음에
'아빠가 왔구나'생각했던 민재였다
그런 아빠를 엄마는 알았을까 모를 것이다. 엄마에게는 말할 수 없는 비밀이었다.
'나는 엄마를 위하여 아빠는 부인을 위하여'
그런 날들이 십오 년이 지났다.
그래서 였다 망설임 없이 눈물이 흐르는 것은
죽는다 아빠는 나에게 더 이상 올 수 없다.
라는 사실에 눈물이 넘친다.
뚝뚝 떨어져 심장으로 스며든다. 빨간 피처럼 물들인다 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