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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장순 Oct 22. 2018

꿈은 꿈이어서 아름답다.

어렸을 적 뒷산에는 여우가 산다고 했다.

굽이 굽이 등선을 따라 으슥한 저녁이면 여우가 산을 내려와 동산에 숨어있다가 사람들을 놀라게 한다고 했다. 그래서 동생과 난 해가 어수룩하게 저무는 저녁이 되면 안방에 숨어 뻥튀기 튀기러  장에 가신 엄마 아빠를 기다렸다.

시간이 늦으면 엄마와 아빠가 여우에게 홀려 산으로 가셨을까 걱정했다. 마을 어르신들이 해가 떨어졌구나 여우 나올라 겁을 주실 때면 보이지 않는 여우가 산 넘어 숨죽이고

웅크려 있을 것만 같다. 어렸을 적 뒷동산에는 무서운 것들이 많이 살았던 거 같다.  문둥병자. 호랑이. 여우 귀신 그리고 가장 무서웠던 외지인 부부 그 부부가 난 우주에서 온 외계인인 줄 알았다. 외지인 부부 집을 지나올 때면 진짜 눈썹이 휘날리도록 뛰었더랬다. 숨이 턱턱 막히도록

어렸을 적 나의 꿈은 별에 온 친구와 지구를 떠나는 거였다. 우주선을 타고 광활한 우주를 여행하는 꿈 지금 생각해보면 무서운 꿈 아녔을까? 외계인이 착할지 악할지 모르니 지금은 떠날 수 없을 것이다. 뒷동산에는 작은 바위동굴이 있다. 우리 둘이 공기놀이 하기 좋아던곳 급작스럽게 내리는 소나기를 피하기 좋아던곳. 그곳에는 아마도 공기알 두 알쯤 숨겨져 있으리라.  어렸을 적 그 바위동굴에서 꿈을 꾸었고

어른이 되기를 바랐다. 어른이 되어버린 지금 난 작은 아이였던 그 시절 바위 동굴 속에서 공기놀이를 하는
꿈을 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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