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장순 Jun 06. 2022

운동화

 아이는  연신  물을  마셨다.

갈증이 머릿속을  장악했는지  

아이는  수도  아래로  머리를  넣고

 머리카락을  적셨다. 가난이  죄는 아닐진대  

아이는  배고픔에  물만  마시는  중이다.

 지금은  없는 어렸을 적  풍경이다.

가난했던 그 시절 운동화가 신고 싶어  

고무신을  던져버리고 맨발로  집으로  올라가  

아버지에게  조르던  철없던 그 시절.

내 아버지는  갈라진  손으로 나뭇가지를  엮어  

삼태기를  만들어  하얀  운동화를 사다 주셨다.

그날을  생각하면  갈라진  당신  손이  

그리도  안보였는지 운동화 늘 장롱 속에  

모셔두고 바라만  봐도  행복했던

그 옛날  아버지는  

철없는  딸이  야속하지  않았을까?

매거진의 이전글 기회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