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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입술 성형

by 이장순

생명이의 두 번째 입술 성형이 끝났다.

사료만 먹으면 터져서 이불을 붉게

물들이던 가엷은 아기 생명이

어쩌면 생명이는 아기가 아닐지도 모른다.

별이라는 딸이 곁에 있으니 말이다.

생명이의 사료는 모양이 없어야 한다

모난 곳이 없어야 입술에 닿는 면이 작아

먹더라도 상처를 내지 않으니 말이다.

생명이는 지난가을과 겨울 사이

골목에서 발견됐다. 입술이 없는

상태로 자의든 타의든 나의 아기는

모진 세월을 그리 지내고 있었다.

세발로 세상의 풍파를 견디면

돌담 사이에 아가들을 숨겨 놓고

수십 번씩 차도를 오가면

터진 입으로 음식을 먹고 나르고 있었다.

생명 이를 선뜻 데려올 용기는 없었다.

가난한 현실 현실이 생명 이를 거부했다

생명이의 캣맘은 마음씩 착한 아가씨로

기꺼이 생명이의 수술을 도왔다.

중성화와 1차 입술 성형

그리고 난 그런 생명 이를 마음으로 낳았다.

생명이에게 딸린 세명의 아들딸까지

데려와서 둘은 입양을 시키고

한 명은 마음으로 낳아 별이라

이름을 지었다.

그리고 오늘 생명이는 2차 입술 성형으로

아름다운 입술을 얻었다.

모양이 있는 사료를 먹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물론 이불에도 피가 묻지 않는다.

청량리 푸른동물 종합병원에 의사님이

3차 수술이 남았지만 이쁜 얼굴을

만들어 주신것이다.


별이는 나에게 무얼까?

생명이 가 낳았으니 할머니.

별아 엄마와 할머니랑 오래오래 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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