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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한다

by 이장순

솜이야 어쩌면 인간이랑 산다는 건

고난 일지도 모르겠다.

털 많은 양이로 태어나

번식장에서 태어났던 너

난 아직도 널 데려왔던 날을 잊지 못한다.

내 욕심으로 인해 너와의 만남이 성사되면서

흔괘히 돈 없는 나를 지지해 줬던 지금은

이름조차 모를 남이 되어 버린

그녀를 생각하곤 한다.

20만 원 널 데려오면서

난 널 만나 운이 좋았다 생각했다.

너와 바꾼 20만 원이 이름 없는

길냥이를 돕는다는

말을 듣고 난 잘했다 생각했다.

지금은 과한 욕심을 부렸다 생각한다.

그 돈으로 길냥이를 도왔으면 어땠을까?

행운이 언니의 말 상대로

친구로 데려오면서 마지막이야 생각했다.

마지막이면 좋았을걸

둘 다에게 미안할 일을 굳이 만들고 말았다.

뒷다리가 잘린 아이 그리고 아이의 아기

어느 사이인가 난 너희들을

키우려고 일도 하게 되었고

그만큼 행운이와 솜에게

외로움을 주고 말았다.

과연 잘한 일일까?

줄어드는 시간만큼 마음이 바빠진다.

벌써 6년 시간이 흐른다.

이잰 일을 쉬고

너와의 시간을 늘려야 할까?

아님 노후의 너희 풍족한 삶을 위해

더 일을 해야 하나?

배를 보이며 뒹글 거리는

냥이들에게 물어본다

행복하니 나의 모든 것 나의 아가들아

사랑해 너의 모든 순간을ᆢ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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