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의 밤

불효녀의 일기

by 이장순


누구나 밤이 오면 잠을 잔다.

코를 골면서 이를 갈면서

피곤했던 하루를 마무리한다.

알츠하이머를 앓고 계신

엄마도 잠이 드셨을까?

"엄마! 잠은 잘 자요?"

내가 물으면 벌어지지 않는 입을 오물 거리며

"잘 와 잠 잘 자"


요양원의 어머니는 긴 밤 무엇을 하실까?

당신 말씀대로 잠은 주무시는 걸까?

눈을 감으며 망상처럼 환상처럼

찾아오는 환영은 안 보이는 걸까?

내가 당신이 되어보지 못해서 알 길이 없다

가끔씩 당신이 걱정이 된다

잠들지 못하는 불면의 밤이면

말하지 못하는 당신이

걸을 수 없는 당신이 먹먹하게 다가온다.


당신이 가는 길을 나또한 갈진대

당신의 길이 안 보인다고 외면하고 있다.

외면하면 편하니까!

자꾸만 당신을 뇌 어딘가로 숨겨 버린다.

숨겨 두었다가 가증스럽게

일주일에 한번 당신을 꺼내서

효녀인양 가면을 쓴다.

요양원에서 굽은 다리를 풀어 드리며

가스 가득한 복부를 문질 문질 만져

드리며

어머니 당신은 기뻐하신다.


"엄마 시원하지. 엄마 안 아파"


이런 나를 사람들은 칭찬 하지만

당신의 말을 표정을 읽어 내리지 못하는

나는

불효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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