벽지

by 이장순

벽지를 바르는 아저씨 앞에서 윤슬이는 묻는다.

"아찌 이거 바르면 우리 집 새것 돼요"

귀찮을 법도 하건만 벽지 아저씨

윤슬이 와 눈을 마주 했다.

"깨긋해진다 덕지덕지 붙어있는
세균 때문에 벽지가 아야 해서
아프지 말라고 옷을 입히는 거란다."

벽지 아저씨의 말에 윤슬이는 새로 붙인

벽지마다 손을 대고 말을 한다.

"아프지 마 벽지야 아야 하지 마 벽지야"

팔 년의 묵은 세월을 벗겨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윤슬이 아빠의 담배 때문에 거슬렸던
벽지가 한 커플 옷을 입더니 화사하다.

벽지 아저씨를 남기고 집을 나섰다.

두 시간 지나면 집은 새 옷을 입고

환골탈태를 마친 뒤 윤슬 이를 기다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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