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로서기

by 이장순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둘째 언니

일도 열심히 하고 서류 정리도 열심히다.

남겨진 자가 불쌍하다고 하지만

불쌍한 것은 어쩌면 떠나버린 자일 지도 모르겠다.

남겨진 자는 서글픔 속에도 살아야 해서

서글픔을 잊기 위해 일거리를 만들고는 한다.

바쁨의 일상 속으로 허전함이

비집고 들어오지 못하게 일을 만들어

정신의 노동을 시작한다.

둘째 언니도 그래서 였으리라.

고된 몸을 이끌고 형부의 삼일장이 지나자마자

육신에게 바쁨을 주었었다.

밤이면 걸려오던 전화가 삼일 전부터는

줄어들고 고된 목소리의 언니가 전화를 받는다.

일하고 집으로 오면 힘이 들어

생각할 시간조차 없다고 말하면서 웃었다.

언니의 웃음이 아직 서글픈 것은

시간이 많이 지나지 않은 탓일까

아니면 시간이 흘러도
지울 수 없는 서글픔일지도


눈이 왔다.

겨울은 춥고 시리다.

눈이 시린 겨울 땅을 포근하게 감싸 안아

따스하게 품어주면 좋겠다.

마음 시리지 않게 따사롭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