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 이장순

윤희의 곁에서 윤슬이는 조잘댄다.

"엄마 있잖아 오빠가 지금껏 백만 원 썼지"

"무슨 말이야"

"오빠가 태어나서 백만 원 썼을 거야"

"백만 원만 더 들었을걸"

"맞아 크레파스 사고 인형사고 도화지 사고

머샀더라"

손으로 뾰족한 턱을 어루만지며 생각하는

윤슬이의 얼굴에 윤희는 웃음이 터졌다.

돈이 얼마가 들었던지 돈하고 윤슬 이를

비교할 수 있을까 콩알이 같은 너를 만나던 달

팔뚝보다 작았던 너희가 돈을 먹고 자란들

행복이 돈에게 졌을 것인가.....


산다는 것은 돈이 있어야 가능하다

산에서 살며 풀 뜯어먹고 살지 않는 한

산다는 것은 돈을 지불해야 한다.


도시에서 산다는 것은 윤슬이의 말처럼

백만 원을 쓰고 천만 원을 쓰고 쓰다가

셀 수 없을 만큼 돈을 쓰다가 저승 갈 때

노자라며 관속에 넣어주는 돈을 가지고

떠나는 것이 삶이다.


누구의 삶이 올바른 삶이었는지도

아직 모르지만

윤슬이는 어쩌면 벌써

산다는 것이 돈으로 이루어지는 것인지를

알아가는 것이 아닐까

윤희는 생각한다.

윤슬아 얼마라도 써도 돼

자식은 살아가는 동안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축복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