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

by 이장순

첫사랑 애달프고도 아련한 이름 나의 첫사랑은 이름도 모르는 남자였다.크리스마스 캐럴이 요란했던1989년도 그날, 쌀알 같 눈이 길가를 내려앉았던 바로 오늘 같은 눈이 왔었다.우산 없이 걸었던 나는 머리에 눈이 들어갈까?잠바에 달려 있던 모자를 푹 눌러쓰고 걸어가고 있었다.

머리를 숙이고 걸었던지라 앞에 오는 사람을 발견하지 못하고 그의 가슴팍으로 돌진했었다.

쿵 소리와 함께 커다랬던 그의 손이손처럼 듬직 했던 가슴이 포근해서 아빠 품처럼 느껴졌던 그

그에게서 사랑을 느꼈다.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은 사랑이 아니라 푸근함이 아니었을까?

스무 살의 그날 나는 어려서 사랑과 포근함을 구별할 수 없었더랬다.포근함과 사랑의 구분을 지금도 모르겠다. 그날 낯선 그에게서는 푸근함이 넘쳐났었다. 옷깃을 스치며 지나가는 그였지만

처음 마주한 넓은 가슴 탓일까?눈이 내리면 그가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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