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만난 건 기쁨이야

by 이장순

냄새가 나나 봐

통조림 열지도 않았는데

통조림 앞에서 요리조리 빙빙 돈다.

돌다가 킁킁거리며 냄새를 맡는다

냉장고 문을 열면

날 피해 침대 구석에 숨어있던 녀석은

바람처럼 문 앞에 서 있다.

통조림 따는 소리에

쳐다보지도 않았던 싱크대를 훌쩍 넘는다.

그릇에 이쁘게 담아서 놓으려 하면

그새를 참지 못하고 양양 거리고 있다.

어찌하여 너를 만나서 이런 호강을 누리는 걸까

너를 만난 건 축복이다. 누를 수 없는 기쁨이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