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고양이 묘연 만들기

by 이장순

고양이는 독립적인 동물이라 외로움을 느끼지 않는다고? 누가 그런 소리를 하는 거야.

물론 온종일 그녀랑 뒹굴뒹굴 거릴 때는, 그녀의 관심이 귀찮고 부담스러워 할퀴고 깨물기도 한다. 그렇지만 시계 소리 밖에 안 들리는 공간에서 열두 시간을 혼자 보내면 마음에 구멍이 생긴다.

구멍 생긴 마음에 서늘한 바람이 담긴다. 그녀의 발자국 소리가 어느새 계단까지 가까워졌다. 굿모닝 인사할 때 묻혀 두었던 페로몬 냄새가 문 틈새로 전해진다. 침대에서 달려 나와 현관문 앞에 납작 엎드린다. 하루 종일 기다린 그녀를 맞이할 준비를 하면서.

대문을 열고 그녀가 말한다.

''나 다녀왔어! 소다야 집 잘 봤어?''

‘잘 봤지요! 침대 밑을 지나가는 사마귀와 하루살이와 모기 녀석을 잡아서 숨겨두었지요. 잡아놓은 녀석들을 끄집어내 봉지에 담을 때까지 보물 장소는 나만의 비밀이지요. 집사는 매일 나가서 사냥하고 사냥감을 가방에 넣어 돌아온다는 것을 알고 있어요. 항상 집으로 돌아오기에 기다리고 있었지요. 집사는 덩치가 커서 사냥을 많이 해야 하니까, 길고 긴 외출 시간은 필수겠지요. 보고 싶어도 참는 거예요. 하지만 참는 다고 외로움을, 허전함을, 느끼지 못하는 건 아니지요.’

사냥한 것을 내놓으라고 그녀 발밑에서 야옹거려본다. 그녀는 어디에서 무엇을 사냥하고 가져오는 걸까?

깊은 숲 속에서 그녀보다 덩치 큰 사냥꾼에게 물려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하고 있었다.

걱정스러워 그녀의 팔에 기대어 괜스레 친한 척을 한다. 그녀의 코에 발을 대고, 몸에 얼굴을 묻은 채 그녀의 심장 소리를 밤새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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