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까다로운 고양이다. 집사가 집을 나가면 잠을 자거나 일어나서 벌레를 사냥하는데, 벌레를 굳이 먹지는 않는다. 애초에 입맛이 예민해서 사료도 로얄 캐닌 아니면 입에 대지도 않고 굶어버린다. 벌레는 맛도 없고 징그럽게 생겼거든. 그녀는 이런 날 보면서 항상 예민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주기적으로 “소다야. 이거 먹을래?”하고는 밖에서 사냥해온 간식을 주섬주섬 꺼낸다. 그러면 나는 냄새만 맡아보고 발로 벅벅 긁는 시늉을 한 후에(꼴도 보기 싫으니 치워버리라는 뜻이다) 멀리 가버린다. 그녀는 실망스러운 눈빛으로 간식을 가방에 담는다.
가방에 넣은 간식을, 때마침 골목을 지나가던 노란 길고양이 오빠에게 줄지도 모르겠다. 그러면 오빠는 하늘에서 떡이라도 떨어진 양 기뻐하며 게눈 감추듯이 먹을 것이 분명하다. 반쯤 물고서 ‘턱시도 고양이 누리’언니에게 달려갈지도 모르겠다.
집사 취향이 이상한 건지, 내 입맛이 이상한 건지. 비린내 나고 역한 냄새 풍기는 것들을 먹으라고 접시에 담아주는 게 문제인데. “너 배부르지? 싫으면 먹지 마.”라며 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이다. ‘배부른 게 아니라, 비려서 싫은 것뿐이야.’라며 양양거리며 말해줘도 내일이 되면 또 새로운 간식을 가져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