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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미스 Sep 30. 2020

당신을 망치는 소셜미디어

영화 해석 및 리뷰 < 소셜 딜레마, 2020 >


아침에 눈을 뜨면 스마트폰을 먼저 찾는다. 어젯밤, 인스타그램에 올린 게시물에 좋아요가 몇 개 늘었는지, 잠든 사이 새로 온 카카오톡 메시지가 없는지 확인한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을 확인할 시간을 따로 마련했다. 8시에 일어나야 한다면, 7시 50분에 일어나 10분간 휴대폰을 보는 식이다. 소셜미디어는 어느새 일상 속에 깊이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소셜딜레마>는 이런 질문으로 시작한다. ‘아침에 일어난 후 화장실에 가기 전 소셜미디어를 보는가?’, ‘아니면 화장실에서 소셜미디어를 보는가?’

질문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이 중 소셜미디어를 보지 않는다는 답변은 고를 수 없다. 우리는 실제로 이것들을 보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는 유튜브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이 어떻게 사람들을 붙잡아두는지에 대해 설명한다. 그리고 이 방식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지적하고 있다. 쉽게 말하면 소셜미디어는 알고리즘을 통해 우리가 좋아할 만한 것들을 계속 보여준다. 푸시 알림, 친구 태그, 새로운 피드, 이벤트 등을 활용한다. 이렇게 쌓인 우리의 데이터를 상품화해서 기업에 판매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판매방식은 물론 효율적인 광고다.


플랫폼은 사용자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계속 변화한다. 페이스북의 영상추천, 인스타그램의 IGTV, 틱톡의 여러 챌린지를 보고 놀랐던 경험이 가끔 있다. 아무 생각 없이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페이지를 구경하고 있는 내 모습에도 놀란다. 영화에서 소셜미디어의 악영향을 증언하는 IT업계 종사자들은 이러한 변화가 사람들을 극단화시키고 있다고 경고한다. 지구가 평평하다고 믿는 사람들, 코로나 19가 가짜라고 믿는 사람들의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는 얘기다. 플랫폼은 알고리즘으로 사람들을 분류하고, 그럴듯한 가짜정보를 팔 수 있도록 돕는다.


플랫폼이 나쁘다고만 주장하는 건 아니다. 소수자의 이야기를 효율적으로 드러낸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동물권 이야기, 비건들의 이야기, 아파트 경비원의 사연처럼 노동의 사각지대에 있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소셜미디어에서 더욱 커질 수 있었다. 결국 플랫폼이란 이용자들이 어떻게 활용하느냐의 문제인 셈이다.


우리의 관심은 채굴될 수 있어요. 우리가 값진 인생을 사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화면을 보는 데 쓰고, 광고를 본다면 기업에 더 이익이 되는 거예요. 기업들이 강력한 인공지능을 이용해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법을 알아내고 그들의 입맛에 맞는 걸 보게 만듭니다. 우리의 목표와 가치와 삶에 가장 부합하는 게 아니라 말이죠.

-저스틴 로젠스타인(전 구글, 페이스북 엔지니어)-


영화는 관객들에게 플랫폼을 경계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쉽지는 않겠지만, 자신만의 원칙을 정해 그들에게 끌려다니지 않도록 노력하라는 말이다. 유튜브의 추천 영상을 보지 않거나, 침실에는 휴대폰을 가져가지 않는 식이다. 문제를 인식하는 것만으로도 꽤 많은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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