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꿈을 요리합니다.

영화 리뷰 < 아메리칸 셰프(Chef), 2014 >

by 스미스


<본 리뷰는 영화 내용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셰프를 통해 보여주는 '변화'에 관한 이야기"




이른 아침 한 식당의 주방에서 요란한 칼질 소리가 들린다.
오늘 메뉴에 들어갈 재료를 직접 손질하는 요리사 '칼'이 내는 소리다.
주방장인 그는 작은 향신료부터 메인 재료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사람이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레스토랑에

유명한 비평가가 찾아온다.
비평가를 맞이하기 위해

칼은 새로운 메뉴까지 개발하지만
레스토랑 오너의 반대로 오래된 메뉴를

대접하게 된다.

요리를 먹은 비평가는 집으로 돌아가

칼이 매너리즘에 빠졌다고 비난하고,

칼의 명성에는 흠집이 생기게 된다.

칼은 '트윗'을 통해 비평가에게

재대결을 신청하지만 대결 당일

이번에도 오너의 명령으로

새로운 메뉴를 선보이지 못하게 되자

자존심이 상한 칼은 레스토랑을 그만둔다.

이렇게 직장을 잃고,

명성에 흠집이 생긴 칼이
요리사로서 재기의 성공하는 이야기를

그려낸 영화가 '아메리칸 셰프'다.

그의 이야기에서는 '변화'와 '드러냄'이라는
두 가지 키워드를 발견할 수 있다.



"역할과 자부심"




"셰프가 푸드트럭을 몰아?"
영화 초반 칼이

자신의 아들 '퍼시'에게 한 말이다.
그만큼 칼은 셰프라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나는 푸드트럭이 좋다는 아들의 말에도

그는 레스토랑을 지켜야 한다며
자신의 역할에 충실해야 함을 강조한다.

또한 칼은 매너리즘에 빠졌다는

비평가의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새로운 메뉴를

개발하는 노력을 보인다.


이 과정에서 밤새 주방을 지키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칼이 얼마나 자신의 일을
좋아하는 사람인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런 그가 셰프 자리를

내려놓게 되었으니 얼마나
마음 한구석이 허전할지

짐작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

한동안 좌절한 상태에서

살아가던 그의 생각은
'마이애미'에 다녀오고부터 달라진다.
그곳에서 아들이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퍼시가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본 칼의 보수적인 생각은

점차 변화하게 된다.

그동안 칼은 자신도 모르게

보수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셰프는 레스토랑에서

일을 해야 한다는 생각부터,
주방은 위험하기 때문에

아들이 들어와서는 안된다는 생각,


비평가는 요리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가 자신의 요리를 평가하는 것은 건방진 행동이라는 생각까지.


이는 요리에 대해 가지는

자부심의 부작용이었다.

그러나 가족의 소중함과

요리에 대한 인식을 바꾸자
그의 행동은 달라지기 시작했다.


그는 푸드트럭을 만들기 위해

은 자동차를 직접 개조하고,

퍼시에게도 식재료 고르는 법을

알려주는 등 역할을 부여했다.


아빠가 자신을 어린애 취급한다고

생각했던 퍼시는
자신에게도 역할이 주어지자

이에 만족하며 아빠의 일을

존중하게 되었다.


칼 역시 자신이 하고 싶은 요리를

다시 하게 되어 만족함을 느낀 것

역시 당연한 일이다.




드러냄과 변화




푸드트럭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는 동안
칼과 함께 일했던 부주방장도

레스토랑을 그만두고 합류하게 된다.


그 역시 자신이 하고자 했던 요리는

딱딱한 '랍스터'가 아니었음을

알게 된 거다.

그들은 함께 푸드트럭을 타고 돌아다니며
사람들에게 '쿠바 샌드위치'를 판다.

고정된 직장은 없을지라도

행복을 판다는 의미다.
행복을 가득 담은

쿠바 샌드위치는 사람들에게
전해져 만족감을 더한다.

그들이 이렇듯 '엘제페 푸드트럭'에서
행복을 찾게 된 것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 것과
관련이 있다.

엘제페 푸드트럭 구성원들은 자신을
숨김없이 드러낸다. 칼은 퍼시에게 맥주를
마셔보라고 건네주기도 하고, 바지 속에
옥수수가루를 뿌려보라고 권유하기도 한다.

퍼시 역시 자신의 휴대폰을 통해
아빠와 마틴 삼촌의 웃긴 모습을 찍고
영상으로 남긴다.


과거 딱딱하게 어른스러운 척하던
아빠의 모습에서 새로운 면을 발견한
퍼시는 행복함을 느낀다.

또 그들은 푸드트럭에서 변화를 맞이한다.
트위터도 제대로 알지 못하던 칼은
아들의 도움으로

'바인'과 '텀블러'도 알게 된다.

나중에는 아들과 셀카를 찍기도 한다.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낸 이들은 변화를
능동적으로 맞이하기도 쉽다는 의미다.

그들에게 푸드트럭은 직장일 뿐만 아니라
젊음이고 변화였다.

작품의 후반부에 칼은 아들이 보낸
동영상을 보게 된다.
이 영상은 하루에 1초짜리 영상을
편집해 모아놓은 동영상이었다.

칼은 퍼시에게 1초의

영상을 왜 찍느냐고 했지만
영상 속 1초는 많은 것을 보여준다.

아들과의 즐거운 시간이 담긴 이 영상은
칼의 마음을 크게 감동시킨다.
1초 사이의 변화로도

많은 것을 담을 수 있다는 의미다.







뭐 하나 변하지 않는 곳이면
나도 여기 남을 이유 없네


작품 속 공연을 하는 가수가 부른

가사 중 일부다.

'뉴올리언스'에 도착한 칼과 퍼시는

함께 공연을 관람한다.

별 의미가 없는 것처럼 보이는
이 가사는 영화의 중요한 부분을 드러낸다.

칼과 퍼시는 많은 변화를 겪었다.
이 변화는 그들에게 푸드트럭을 할 수 있는
용기를 가져다주었다.


또한 그들이 솔직하게 자신을 드러내자

행복까지 얻을 수 있었다.


그들은 앞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변화를

능동적으로 맞이하느냐,
수동적으로 끌려가느냐다.

그 결과는 우리의 태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영화는 보여주고 있다.

칼을 망가뜨렸던 '트위터'는
결국 칼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평론가와 칼의 관계 역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될 수 있었다.

맛있는 음식은 모두를 행복하게 만든다.
영화에서는 큰 악역이 등장하지 않는다.
영화 초반 평론가가 악역으로 등장하지만
결국 그 역시 맛있는 음식을 좋아하는
한 사람일 뿐이었다.

자신을 믿어주는 가족과 자신을

온전히 드러낼 수 있는 용기가 있다면
삶은 아직 행복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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