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을 빼앗긴 세계

프랭클린 포어 < 생각을 빼앗긴 세계 > 리뷰

by 스미스
45228_29353_5147.jpg



우리는 알고리즘의 세계에 살고 있다.


유튜브에서는 내가 주로 보는

영상 콘텐츠들이 줄줄이 추천된다.


내가 좋아하는 인디음악을 들을 때

비슷한 멜로디와 느낌의 다른 곡들을 추천해준다.


쿠팡도 마찬가지다. 어느 날 문득 쿠팡에서 봤던

상품에 혹 할 때가 있는데, 대부분 그전에 내가

관심 있게 봤던 상품군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알고리즘의 영역은 한 플랫폼에서 그치지 않는다.

쿠팡에서 쇼핑했던 상품들이 페이스북에서

추천되기도 하고, 이제는 인스타그램까지 영향력이 미친다.


이런 추천들은 대개는 편리함을 더해주지만

가끔은 컴퓨터가 나의 모든 생각들을

읽고 있는 것 같아 소름 끼치기도 한다.


프랭클린 포어는 < 생각을 빼앗긴 세계 >에서

IT 기업이 어떻게 우리의 생각을

조종하고 관리하는 가에 대해 서술했다.


전통 있는 한 잡지사에서 일하던 그의 경험은

더욱 실감 나게 IT 기업의 위험성을 강조한다.



아마존


미국 사회에서 아마존은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않지만,

'아마존 효과'라는 용어까지 생긴 걸 보면

그 영향력은 어마어마하다고 볼 수 있다.


아마존 효과 :

세계 최대의 유통기업인 아마존이 사업을 확장하고,

그 분야에서도 승승장구하면서

기업들에게 안기는 공포를 뜻하는 신조어다.


저자는 아마존이나 페이스북과 같은

IT기업이 성장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면서

그들의 성장원동력이 '독점'이라고 지적한다.

전에 없던 경제 구조를 만들면서

자연스럽게 독점을 취하는 전략이라는 의미다.


아마존의 경우 서점을 시작으로 플랫폼을 확장했다.

당시에는 인터넷을 통해 책을 구매하거나

e북을 상상할 수 없던 시절이었다.

페이스북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social'이라는

이름으로 20억 명 가까운 사람들을


자신의 플랫폼에 집결시켰고

이를 통해 기업의 가치를 높였다.

이들의 특징은 다른 대체할만한

플랫폼이 존재하지 않았던

독점구조였다는 설명이다.

(물론 지금은 다른 대체재가 하나 둘 생기긴 했다.)


저자는 책과 같은 상품을 판매하던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더 나아가 저널리즘을

삼키고 있다고 지적한다.


기존에 존재하던 미디어그룹들이 구글과 같은 포털에

의존하는 방식을 택하면서다. 그들은 많은 노력과

자본을 필요로 하는 콘텐츠를 생산하기보다는

자극적인 헤드라인을 통한 '낚시'에 신경 쓰는 경우가 많아졌다.



생각 되찾기


지금도 구글에서는 지적 재산권을 약화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

구글은 도서관에서 서적을 무단으로 복사하여

그들의 AI를 발전시키는데 사용한다.


아마존은 출판업계를 압박해 단가를 낮추거나,

그들의 알고리즘을 조종하여

아마존을 거부하는 작가나 출판사가

손해를 입도록 유도한다.


아마존과 같은 테크기업이 지적 재산권을 약화시키려고 하는

주요 논리에는 '지구촌'으로 대표되는 대중화가 있다.

그들은 과거 지식인들이 지식을 독점해왔다고 생각했고,

이제는 이를 모두가 공유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들은 아이러니하게도

문화와 지식의 발전을 오히려

저해할만한 측면이 있다는 비판이 따른다.


이는 다음과 같은 사례를 통해서 잘 드러난다.


초기 미국은 외국인의 지적재산권을 보호하지 않았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캐럴'은 영국 독자가
2.5 달러를 지불해야 하지만 미국에서는 6센트에 팔렸다.
그러나 이는 역설적인 결과를 낳았다.

미국에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사람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미국 문학은 주변부에만 머물렀기 때문이다.
저렴한 가격의 외국 문학으로 인해 미국 작가들의 책은
많이 팔리지 않았던 것이다.

이후 미국 출판업자들은 저작권법을 강화하는 데
앞장서게 됐다. 저작권법이 강화되자 미국 작가들이
자연스럽게 늘어났고, 출판업계도 수익을 얻을 수 있었다.


책에서 나오는 이 사례는 우리에게 꽤 큰 교훈을 준다.

이러한 문제는 그 당시 미국에만 해당되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의 테크 기업들이

저널리즘을 위협하는 것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도

이와 맥이 닿아있다.


결국 독창적인 콘텐츠들이 많이 생산되지 않으면

IT기업들과 기존의 언론계는 '공멸'할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오늘날 우리는 기술의 진보를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인다.

기술의 진보는 항상 선이며, 이에 따라오지 못하는 이들은

그저 뒤처지는 사람들일 뿐이라고 치부한다.

대표적인 예가 카풀 논란에서의 택시노동자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기술의 진보가 과연 우리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봐야 한다.


'쿠팡'의 로켓 배송을 위해 얼마나 많은 택배 노동자들이

피와 땀을 흘리고 있는지에 대해서 생각해봐야 하고,

그들의 '택배 없는 날'에 대해 비난하는 사람들의

기저에 깔려있는 생각이 자본 만능주의가 아닌지도

고려해봐야 할 대목이다.


실제로 책에서도 아마존이 자리 잡는 데에는

'세금 회피'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오하이오 주립 대학교의 경제학자들이 밝힌 바 있다.


한 번 생각해보자.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생각은 과연 나의 생각인가.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너의 혼돈을 사랑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