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만담 : 시곗바늘

나의 하루는 어디서 끝날까?

by 새벽별바다

매혹의 계절이 끝난 지도 꽤나 오래되었어. 내가 이 새벽까지 깨어있는 것은 누군가를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 혼자 되뇌어 보곤 해. 지금은 어떤 것도 움트지 않는 계절의 새벽이지만 감정은 뜨겁게 타올라 날 잠 못 들게 만들어. 어떤 청춘의 이야기를 보며, 때로는 잔잔한 감동을 얻고, 어느 순간에는 깊이 공감하며 화를 같이 내곤 해. 지금 너는 잠 못 들고 있을까? 어떤 음악을 듣고, 너의 하루는 어떤 질료를 가지고 구성을 마칠까?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만든 병 요거트 위에 체리 한 개 올려 베어 먹으며 생각한다.


크리스마스 트리도 이젠 작은 거리의 카페 창고에 들어가기 시작하지만 어떤 곳에서는 새로운 감정이 싹트는 순간이지 않을까? 두 눈뿐이라 세상의 수많고 재밌는 이야기를 보지 못함이 아쉬울 따름이야. 누군가는 좁디좁은 방에서 자신과의 전쟁을 치르고 이겨내기에 바쁘겠지. 또 어떤 청춘은 자신의 하루에 이야기를 배열하고 제목을 붙이겠지. 스스로에게도 매료될 정도로.


시곗바늘은 돌아가지만 내 하루는 아직 끝나지 않았어. 보냈지만 돌아오지 않는 메시지를 기다리며, 숨을 평온하게 쉬려고 노력해. 어떤 사랑의 시작점처럼. 그리고 끝 지점처럼.


두 번째 봄을 같이 맞기란 21세기 남녀에게 정말 어려운 일중 하나인 것 같아. 다른 계절을 같이 지내오며, 빛나던 거리, 비 오던 거리, 눈 오던 거리까지 같이 봤어야 했으니까. 나는 단단한 어느 나무가 되어 어떤 계절을 노래할까. 노래했을까. 아니면, 끊임없는 비교 속에서 우뚝 서지 못하고, 갈대가 되어 휘청였을까. 비단 연인의 관계가 아니라. 삶의 모든 마디마다 그런 것들이니까.


시곗바늘은 멈췄다. 새벽 4시 40분에, 아니면 일부러 내가 멈춘 것일까. 또는 저 시계 뒤편 리튬 배터리가 우연찮게 고장이 난 걸까? 그래서 창문 바깥의 색이 바뀌지 않는 이상 내 하루의 끝을 가늠할 수 없을 것 같아. 지금 거리를 나간다면 쌀쌀한 바람과 가로등이 희미하게 비추는 회색 거리가 나를 반겨주겠지. 번화한 거리의 등은 해가 지평선을 넘어 반 바퀴는 더 돌아야 할 거야.


내일 일어나면 아무 일정도 없는 주말 아침. 햇빛이 비치는 푹신한 이불속에서 작은 새소리와 함께 깨고 싶다. 그리고 다정한 목소리가 내 귀를 간지럽혀 새로운 세상을 맛보고 싶다.


아무 걱정 없는 하루의 시작. 끝내고 싶지 않은 날

감정의 총량은 따스한 햇빛보다 가벼운 바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