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옥 마스터’ 김준봉 명장 “한옥의 심장은 온돌”

온돌, 한옥의 핵심이자 한국 건축의 뿌리

by 이예지

우리나라 전통 건축 업계에서 ‘한옥 마스터’로 통하는 한옥구들문화원 김준봉 명장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준봉 명장은 1982년 연세대학교 건축학과 졸업, 동대학 대학원을 졸업했고 민가건축역사로 건축박사학위를, 중국중앙민족대학에서 민족학 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중국 연변과학기술대학 교수, 중국 북경건축대학교·북경공업대학교·심양건축대학교 교수, 연세대학교 객원교수, 우석대학교 겸임 교수, 동북아 도시주건환경연구소 소장, 국제온돌학회 회장, 연변대학교 미술학부 객좌교수 등으로 수많은 학생들을 배출했다.


김준봉 명장은 제11회 과학기술우수논문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불과 흙의 과학적 만남 ‘뜨근뜨근 온돌이야기’ ‘다시 중국이다’ ‘중국속 한국 전통민가’ 중국유학’ ‘중국 부동산 투자의 원칙’ ‘온돌 그 찬란한 구들문화’ ‘온돌문화 구들 만들기’ ‘성공하는 중국 유학’ ‘온돌과 구들문화’ ‘장 서방네 온돌 놓는 날’ ‘현대한옥 개론’ ‘천년의 비밀 아자방 온돌’ ‘보성 오봉산 구들장 이야기’ 등이 있다.

10079_10224_3131.jpg 하동 지리산 칠불사 아자방 온돌문화 축제 중

한옥과 온돌의 가치를 일생에 걸쳐 조명해온 김준봉 명장은 단순한 건축가를 넘어, 한국 전통건축의 철학과 실천을 세계에 알리는 구심점이자 교육자다. 건축과 교수, 연구자, 현장 전문가로 살아온 그의 여정은 한국 건축문화의 정체성과 뿌리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김준봉 명장은 대학에서 건축을 전공하고 건설회사와 건축사무소에서 경력을 쌓은 후 건축사 자격을 취득해 10여 년간 실무를 경험했다. 이후 연변과학기술대학교에서 건축학 교수로 부임해 설계, 건축 이론, 계획, 민가 건축 등 다양한 분야를 강의했다.


그는 “흔히들 기와집을 한옥이라 생각하지만, 실제 민가의 본질은 초가집이나 황토 방에 있다. 또한 온돌이야말로 한옥의 핵심이자, 한국 건축의 뿌리다”라고 말했다. 김준봉 명장은 2002년 연변과기대에서 처음으로 온돌의 가치를 조명하는 국제 학술대회를 열었으며 2008년엔 국토부와 함께 온돌 기술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연구했다.


또한 국토부, 문화재청 등과 협업해 온돌이 한국의 국가유산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연구 책임자로 활동해 ‘온돌 장인 제도’를 탄생시켰다. 2014년 김준봉 명장은 전통 온돌 장인 1호가 됐으며 한국현대한옥학회 회장, 국제온돌학회 상임회장 등 다양한 직책을 통해 많은 사람들을 가르쳤다. 김준봉 명장은 전통문화의 맥을 이어가기 위해 과거, 현재, 미래에도 노력 중이라고 전했다.

10079_10225_3154.jpg 한옥의 심장은 온돌

한옥만의 매력에 대해 김준봉 명장은 “한옥은 그야말로 건강주택이다. 서양에서 건축은 구조, 기능 등 상당히 분석적으로 접근하는데 우리는 집을 기계라든지 도구로 생각하기보단 집이 곧 나. 즉, 사람이다. 집은 곧 나의 피부다. 한옥은 흙과 나무를 사용해 자연 진화적으로 가장 안전하게 유지된다. 결국 집은 우리한테 쉼을 주고 회복을 주는 곳이기에 자연 재료들로 집을 지었을 때 추우면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더우면 시원하게 만들어준다. 습하면 건조하게 만들어주고 건조하면 습기를 내뿜은 항상성을 유지하는 패시브건축이 전통한옥이다. 서양은 자연친화적인 항상성보단 자연을 거스르며 극복하는 방법으로 외부가 더우면 기계적 냉방장치로 춥게 만들고 외부가 추우면 자연의 순리를 따르지 않고 적극적으로 덥게 만든다”라며 한옥의 강점을 설명했다.


김준봉 명장은 “한옥의 심장은 온돌, 한옥의 키워드는 건강건축”이라며 “집에 살려면 살림집으로 온기가 있어야 한다. 따뜻함은 시원함과 연결된다. 지금 시대에 맞는 한옥을 만들어야 한다. 한옥은 단열과 구조, 기능이 모두 유기적으로 연결된 건강한 주택이기에 냉방이 없어도 여름을 견딜 수 있고, 흙과 나무로 만들어졌기에 해로운 기운을 내뿜지 않는다. 한옥은 내 몸이 쉬는 곳이자 제2의 피부다. 공간이 곧 사람이고, 집이 곧 생명이다”라고 언급했다.

10079_10226_3232.jpg 한옥구들문화원 전통온돌기술자 실습강의 중

수많은 현장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현장은 무엇인지 묻자 그는 충북진천의 국궁장인 화랑정을 꼽으며 “전통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재료로 살려낸 규모 있는 한옥 프로젝트였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제주도 서귀포에 위치한 남극노인성을 꼽았다. 김준봉장인이 직접설계감리 시공을 한 남극노인성 황토방 펜션 단지는 건강과 치유의 공간으로 환자들에게도 회복의 장소가 됐다. 그는 “눈 오는 날 황토방을 보면 정말 아름답다. 비주얼보단 기능과 따뜻함이 중요한 집이다”라고 전했다.


끝으로 김준봉 명장은 “우리는 세계적으로 자랑할 수 있는 전통문화가 있다. 일본, 중국은 건축 노벨상 수상자도 나왔지만, 한국은 아직 없다. 우리 고유의 생태적이고 실용적인 건축, 특히 민가에 주목해야 한다. 지금도 우리나라 아파트는 온돌 난방을 한다. 하지만 정작 우리는 온돌을 ‘전통’이라며 박물관 속 유물처럼 여기고 있다. 독일, 일본은 오히려 그 기술을 수입해 현대화했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잊지 말고, 그것을 일상으로 되살리는 일이야말로 다음 세대를 위한 가장 값진 유산이다”라며 인터뷰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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