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의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AI융합박사과정 장중호 주임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장중호 교수는 연세대학교 전자공학과 학사, 텍사스 A&M 대학교 컴퓨터공학 박사를 거쳐 PwC 컨설팅코리아 이사, 딜로이트 컨설팅코리아 상무, 이마트 마케팅담당 상무, GS홈쇼핑 마케팅부문장, 홈플러스 마케팅부문장 및 경영전략실장을 역임하고, 현재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 AI융합박사과정 주임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AI 시대 속 ‘나만의 전략서’를 가져야 한다고 강조한 장중호 교수는 “인생에는 항상 뜻하지 않은 사건이나 계획이 있지만, 전략은 반드시 필요하다. 기업이나 개인 모두에게 전략이 중요한데, 커리어 전략도 마찬가지다. 미국 미식축구나 농구 경기를 보면, 감독들이 하프타임에 선수들을 놓고 누구는 앞으로, 누구는 뒤로 빠지라고 지시하는데, 이를 플레이북이라고 한다. 커리어 전략에서도 자원이 중요하다. 사람에게는 시간, 역량 등 자원이 있고, 이를 어디에 집중하고 어디에 힘을 뺄지, 어떻게 배치할지를 고민해야 한다. AI 플레이북은 개인뿐 아니라 기업에도 필요하다. AI의 모든 영역을 다 잘할 순 없기 때문에 어느 부분에 집중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AI는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핵심 도구이며, 유통 산업은 AI와의 결합을 통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고 있다. AI는 단순한 효율화 수단이 아니라 유통업의 생존과 성장을 좌우하는 전략적 선택이다. 아직 AI를 도입하지 않은 기업들에 어떤 조언이 필요할지 묻자, 장 교수는 AI를 사용하는 기업과 사용하지 않는 기업의 구분 자체가 점점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폰에는 빅스비, 애플에는 시리가 탑재되어 있고, 로봇청소기에도 AI가 들어 있다. 이제는 ‘AI를 사용한다, 안 한다’가 아닌, 우리의 삶 전체가 AI로 둘러싸여 있다. 구글이나 네이버 검색을 안 하는 사람이 없는 것처럼 이제는 챗GPT, 제미나이 같은 검색 도구를 활용하는 시대가 되었다”고 설명했다.
장 교수는 “AI는 자연스럽게 우리 삶과 습관 속에 스며들었다. AI 강의를 할 때 기업 대표들에게 너무 스트레스받지 말라고 말한다. 괜히 불필요한 투자로 돈을 낭비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치 집에 자연스럽게 로봇청소기가 들어온 것처럼, 가상 로봇도 자연스럽게 들어오게 될 것이다. 기업도 AI를 억지로 도입하려 하지 말고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장중호 교수는 현재 AI를 대학원에서 가르치며, 특히 유통 비즈니스에 AI를 접목하기 위한 연구와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다. 유통 구조를 AI 시대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을지, 유통 관련 AI 정책 전략 수립 등을 중심으로 연구 중이다.
향후 유통업의 전망에 대해 묻자 장 교수는 “유통업 자체는 어둡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통이란 산업은 사업 패러다임 속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기존 유통의 개념은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중간자 역할이었다. 예전에는 유통업자가 물건을 팔 수 있도록 매장을 열고 운영하며 중간에서 마진을 챙겼다. 하지만 이제는 소비자도 직접 제품을 소싱할 수 있고, 생산자도 직접 소비자에게 판매할 수 있는 플랫폼이 존재한다. 중간자 역할은 점점 설 자리를 잃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홈플러스의 경우 마진을 50% 가져갔지만, 매장 운영비, 전기세, 세금 등을 고려하면 적자가 불가피하다. 앞으로는 ‘유통’이라는 용어 자체가 기존의 개념과는 전혀 다른 구조로 변화할 것이다. 당장 사라지진 않겠지만 점점 AI 플랫폼 기반에서 소비자와 생산자가 직접 연결되는 새로운 유통 모델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CJ, 풀무원 등 대형 생산기업들이 직접 B2C 온라인 채널을 운영하고, SNS를 통해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고 있다. 나이키도 기존 백화점이나 로드숍에서 철수하고 자체 브랜드 샵을 오픈하면서 전체 매출이 80% 증가했다. 아모레퍼시픽, LG, 풀무원 등도 AI 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 매장 플랫폼 구축을 준비하고 있다.
AI 융합박사를 하면 좋은 점에 대해 묻자, 장 교수는 “학문과 비즈니스의 융합”을 꼽았다. 그는 “요즘은 공대 출신 교수들뿐 아니라 성악을 전공한 사람도 AI를 배우러 온다. 왜 배우려고 하느냐고 물었더니, 미래를 준비하고 AI를 알아야 취업이 가능하다는 대답을 들었다. 이처럼 음악, 철학 등 전공을 불문하고 AI를 배우려는 수요가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장 교수는 “경제학, 화학, 의학, 법학, 예술, 음악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AI를 활용하고 있다. AI의 수요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다. 이제는 교수들도 한두 과목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학문의 융합이 일어나고 있다. 예를 들어 심리학 전공자가 AI를 배우고 나면, AI 기반 심리학이라는 새로운 수요가 폭발적으로 생긴다. GPT를 활용한 정신분석 등 심리학 논문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러한 변화 속에서 두 가지 길이 있다. 하나는 컴퓨터공학 전공자가 심리학을 배우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심리학이나 비즈니스 전공자가 AI를 배우는 것이다. 후자의 가능성이 더 크다. AI 융합전공 박사과정은 기존 전공자가 AI를 배워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전문가가 되는 과정이다. 2~3년 안에 이런 인재들을 교수로 채용하고 싶어하는 기관이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끝으로 브랜드뉴스 구독자들에게 한마디를 부탁하자, 장 교수는 “AI를 하기 전 이마트에서 마케팅 업무를 오래 했다. 유통 마케팅에서는 브랜드 마케팅이 핵심이다. 브랜드는 기업 경쟁력의 정점이다. 챗GPT, 제미나이, 넥스아이 등 다양한 AI 기술이 나오고 있지만 결국엔 성능이 평준화되고 나면 남는 건 브랜드 경쟁력이다. AI 시대에도 브랜딩이 중요하며, 브랜드뉴스가 AI 시대 브랜딩 콘셉트를 잘 잡아 시너지 효과를 내길 기대한다”고 전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