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명 교수, 소매틱? “단순 신체 움직임 NO”

업무 압박+AI 시대 속 필요한 건? 몸의 감각을 통해 삶의 균형 되찾기

by 이예지

서울과학종합대학원대학교(aSSIST) 김정명 석좌교수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정명 교수는 명지대학교 체육학부 교수로 체육부장, 예술체육대학 학장 등을 역임했으며 현재 명지대 명예교수 및 aSSIST 석좌교수로 활동 중이다. 김정명 교수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가 소매틱이라는 분야를 접하게 된 계기, 매력, 교육, 비전, 계획 등 다양한 이야기들을 나누었다.


다음은 김정명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이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A. 저는 6년 전 명지대학교에서 정년퇴임한 후, 현재는 aSSIST에서 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소매틱(somatic)’이라는 몸에 대한 학문을 비즈니스 코칭에 접목하는 연구를 이어가고 있는데요. 특히 요즘처럼 업무 환경에서 압박을 많이 받는 시대, 그리고 AI가 일상 깊숙이 들어온 지금과 같은 시대에는 몸의 감각을 통해 삶의 균형을 되찾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느낍니다.


저는 이것을 ‘몸의 지혜’ 즉 바디 마인드의 통합적 감각이라고 부르는데요. 어떻게 하면 이 AI 시대를 건강하고, 효율적이면서도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며, 몸과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시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10261_10573_5755.jpg 김정명 교수, 소매틱? “단순 신체 움직임 NO…주체적인 삶을 위한 내면적 훈련”

Q. 교수님께서는 국내에 소매틱을 처음 소개하신 분이기도 한데요. ‘소매틱’ 곧 ‘몸학’을 처음 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처음에는 서울대학교 체육교육과에 진학하면서 운동을 좋아하는 마음으로 체육을 공부했어요. 중고등 학교시절에는 태권도도 했고, 대학에선 다양한 스포츠나 무용을 통해 몸을 접했지만, 당시엔 다소 거친 방법으로 운동기능을 습득에만 신경썼을 뿐 몸에 대해 섬세한 특별한 주의를 기울이지 못했죠. 운동이 즐겁긴 했지만, 운동의 참맛을 느끼긴 어려웠습니다. ‘내가 정말 이 공부를 계속해야 할까?’라는 회의감도 들었어요.


그러다 우연히 좋은 분들을 만나면서 새로운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고, 미국 오하이오 주립대학교에서 스포츠매니지먼트를 공부하게 됐습니다. 당시엔 이 분야가 막 생기던 시기라 교과서조차 없는 상태였어요. 석사과정 막바지에 접어들 무렵, 저명한 세이모어 클라인만 교수님을 통해 ‘몸학(somatics)’이라는 개념을 처음 접하게 됐습니다. 이후 한 학회에서 ‘소매틱 에듀케이션’을 주창한 토마스 하나 교수님의 강연을 들었는데, 그때 큰 충격을 받았죠. 단순한 체육이 아니라, 전일적 몸(soma)을 중심에 둔 교육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하고 있었거든요.


그 강연을 계기로, 저는 스포츠매니지먼트보다는 ‘몸’을 주체로 다시 공부해야겠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고, 클라인만 교수님과 함께 소매틱 철학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게 됐습니다. 하나 교수님과 클라인만 교수님은 절친한 사이였고, 두 분 모두 20세기 중후반을 대표하는 소매틱 사상가들이었어요.


박사학위를 마친 후 귀국해서는 1989년, 당시 체육부 산하에 있었던 한국청소년연구원에서 청소년 정책 연구를 시작했고, 이후 명지대학교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으로 소매틱을 국내에 전파하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저에게 ‘소매틱’은 단순한 신체 움직임이 아닌, 몸을 통한 자각과 회복의 철학이자 삶을 새롭게 바라보는 방식이 된 셈입니다.


Q. 소매틱(Somatics)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소매틱은 특히 자기 자신을 이해하고 삶의 방향을 찾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꼭 필요한 접근 방식입니다. 청소년이든 나이가 든 사람이든, 우리는 어느 시점에서든 “내가 누구인지” “어디로 가야 할지” 고민하게 되죠. 특히 대학에 진학하면서 그런 고민이 많아지는데요, 저는 소매틱 수업을 통해 그런 사람들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체계적으로 제공해주고자 합니다.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자신의 내면과 연결되며, 그 과정 속에서 삶의 비전과 방향을 모색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소매틱의 핵심입니다.


Q. 소매틱의 매력은 어떤 점에서 느낄 수 있을까요?


소매틱은 단순한 체험 기반 접근이 아니라, 학문적으로도 충분히 기반이 있는 분야입니다. 약 50년 전 토마스 하나(Thomas Hanna)에 의해 개념이 정립되었고, 1976년부터는 'Somatics'라는 학술 저널이 발간되며 지금까지 꾸준히 이론적 논의와 실천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인지심리학 분야에서도 ‘체화 인지(embodied cognition)’라는 개념으로 소매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습니다. 몸과 마음, 감정과 사고가 분리된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되어야 한다는 관점이죠. 이처럼 소매틱은 현대 사회의 여러 문제에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통합적 접근법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소매틱의 매력은 정말 다양합니다. 가장 큰 매력은 자기 성찰과 내적 성장을 도와주는 도구라는 점입니다. 단순히 이론적으로 배우는 것이 아니라 몸을 통해 체화되는 지혜, 다시 말해 지식을 통합해 진짜 내 것이 되는 과정이 소매틱을 통해 가능하죠.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지금 우리가 맞이한 AI 시대와의 대비되는 특성입니다. AI는 외부의 지식을 얼마나 빠르고 효율적으로 처리하느냐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반면, 소매틱은 내면에서 시작되는 지식, 즉 내적 소통을 통한 지혜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소매틱을 “내면의 지혜를 회복하는 과정”이라고 표현하고 싶어요.

10261_10574_530.jpg ‘소매틱’ 강의 중인 김정명 교수

Q. 소매틱(Somatics)가 생소한 분들에게 어떤 개념인지 설명해주세요.


소매틱은 한마디로 ‘체험의 학문’입니다. 영어 단어 Somatics는 그리스어 ‘소마(soma)’ 즉 ‘살아 있는 몸’에서 유래했어요. 여기에 학문이나 과학을 뜻하는 ‘ics’가 붙어 생긴 말이죠. 저는 이를 몸-학(몸의 학문)이라고 번역해 쓰기도 합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몸을 다룰 때는 외부의 관찰자로서 대상을 분석하듯이 접근하죠. 의사도 환자의 몸을 ‘대상’으로 보고 판단하잖아요. 그런데 소매틱에서는 몸을 ‘대상’이 아니라, 주체적 존재로 봅니다. 다시 말해, 내 몸을 외부에서 관찰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직접 내 몸을 ‘내관’하면서 아는 것, 그게 바로 소매틱이에요.


Q. 몸을 주체로 대한다는 말이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는데,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예를 들어 나무를 연구할 때 과학자는 나무를 대상으로 삼고 관찰하죠. 그런데 만약 나무에 의식이 있다면, 나무 스스로가 아는 자기 몸의 감각, 즉 ‘내면의 지식’이 더 정확할 수도 있지 않을까요? 소매틱은 바로 그 점에 주목합니다. 인간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지금 너무 외부 지식에 의존하며 살고 있고, AI 시대가 될수록 이 경향은 심해질 거예요.


하지만 삶은 효율만으로 굴러가지 않습니다. 진정한 지혜는 외부 지식을 내 안에서 통합하고, 그것을 자기화하는 과정에서 생깁니다. 소매틱은 바로 이 ‘지혜의 체화’를 도와주는 도구이자 길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소매틱이 교육이나 삶의 방식과도 관련이 있다는 말씀이시죠?


그렇죠. 소매틱은 단순히 몸을 다루는 훈련이나 움직임이 아니라, 삶의 전반을 주체적으로 살아가기 위한 내면적 훈련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가 고통을 느낄 때 대부분 병원이나 약에 의존하지만, 소매틱을 하면 그 고통을 관찰하고 스스로 다스릴 수 있는 감각과 지혜가 생깁니다. 물론 필요할 땐 병원을 가야죠. 저도 치아 문제로 엊그제 결국 병원에 갔거든요. 하지만 중요한 건, 결정의 주체가 ‘나’가 되는 과정이에요.


또 하나 중요한 부분은 교육의 방식입니다. 지금은 지식을 위에서 아래로 주입하는 식인데, 소매틱은 그 반대입니다. 학생 스스로의 감각과 경험을 존중하며, 그 안의 고유한 면을 깨워주는 방식이죠. 진정한 교육(Education)이란 원래 그렇게 ‘끌어내는 것’이어야 하잖아요? 소매틱은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잊고 있었던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Q. 결국 소매틱은 몸을 통해 자기 삶을 회복하는 통합적 방법론으로 들리는데요.


맞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40대가 되면 삶의 방향을 다시 고민하게 되죠. 그때 필요한 건 단순한 정보가 아니라 내 안에서 나오는 방향감과 지혜입니다. 소매틱은 내 몸의 신호를 듣고, 나와 연결되고, 타인을 인격체로 대하는 방식까지 확장됩니다. 살아 있는 몸, 그 자체로 주체성을 인정받는 존재. 그걸 회복하는 게 소매틱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어요.


Q. 몸학수련은 자신의 삶과 반복적인 일상을 새롭게 바라보게 하는 예술이라고 하셨습니다. 교수님께서는 매일 몸학수련을 하신다고 들었는데, 어떤 방식으로 수련을 하시는지도 궁금합니다.


당연히 매일 합니다. 저에게는 하루를 회복하는 가장 기본적인 생활의 리듬이에요. 마치 신앙을 가진 분들이 새벽 미사나 예불을 드리는 것처럼, 저는 아침마다 약 30분 정도 몸학수련에 시간을 반드시 확보합니다. 아무리 바빠도 이 루틴은 지키려고 해요.


기본적으로는 ‘바디 스캐닝’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내 몸의 상태를 관찰하며 내면으로 깊이 들어가는 고유한 방식이에요. 잘 집중되면 거의 무의식 상태에 가까운 깊은 감각의 층위로 들어갑니다. 그 상태에서 아주 천천히 움직이는 명상, 즉 ‘움직임 명상’을 실천하는 거죠.

10261_10575_958.jpg ‘소매틱’ 수업 중인 수강생들

Q. 일반적인 명상과는 어떻게 다른지 궁금합니다.


기본적 접근은 유사하지만, 소매틱에는 체계적인 과학적 프로토콜이 있습니다. 미국의 소매틱스 창시자인 토마스 하나가 개발한 프로토콜을 바탕으로 구성된 운동이죠. 저는 아침마다 이 프로토콜을 따라 움직이며, 저하고 공부하는 사람들도 이 수련을 따라하면서 몸을 이완하면서 각성이 일어날 수 있도록 정리도 해 두었습니다.


저는 이 시간을 크게 두 부분으로 나눠요. 첫 15분은 소매틱 엑서사이즈에 집중하고, 나머지 15분은 제가 오랜 시간 연구하며 정립한 고유의 운동법을 합니다. 여기에 약간의 근육운동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Q. 그렇게 매일 수련하면 하루라도 안 했을 때 몸이 바로 느끼시겠어요.


맞습니다. 사실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하고 있어요. 다만 해외출장 등으로 이동할 때는 예외가 생기긴 하죠. 그래도 비행기를 타기 전이나 도착 직후에 간단히 수련을 하면 시차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보통은 누워서 수련을 많이 하지만, 상황에 따라 앉아서 하기도 해요. 장소와 환경에 크게 제약받지 않기 때문에, 하루 30분 정도 투자하는 것은 어렵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전에 하시는 분들도 있겠지만, 저는 아침 루틴으로 고정해 놓은 편입니다.


Q. 저도 소매틱 수업을 청강한 적이 있는데, 몸을 살짝 움직였을 뿐인데도 온몸이 편안해지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 원리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처음 소매틱 수련을 시작할 때 ‘바디 스캐닝’이라는 과정을 거칩니다. 이는 마치 최면이나 깊은 명상 상태로 들어가는 것과 유사한 내면 작업이에요. 소매틱스에서는 이를 ‘디렉션’ 또는 ‘큐잉’이라고 부릅니다.


몸의 특정 부위에 주의력을 유도하면, 그 부위가 이완되기 시작합니다. 이처럼 의식적으로 신체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만으로도 몸의 반응이 달라지기 시작하는 거죠.


서양 소매틱스의 출발점은 호주의 배우였던 F. M. 알렉산더로부터 시작됩니다. 그는 무대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자신의 움직임을 거울을 통해 관찰하고, 무의식적인 긴장 반응을 스스로 알아차리며 독자적인 훈련법을 개발했어요. 이후 이 기법은 영국과 미국으로 전파되며 다양한 분야에 응용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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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단순한 움직임만으로 몸이 풀리는 건 과학적으로 어떻게 설명될 수 있을까요?


우리 몸은 사고나 과도한 긴장, 스트레스 등의 상황에서 근육이나 근막이 급격히 수축되며, 무의식적으로 고정된 자세나 통증 패턴이 형성됩니다. 이런 긴장은 뼈나 장기에는 문제가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만성통증이나 국부 경직 질환으로 이어지기 쉽습니다. 의학적으로는 이를 ‘국소 질환(Regional Illness)’ 하나 소매틱스에서는 ‘감각-운동 기억상실(Sensorimotor Amnesia)’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소매틱 수련은 이런 무의식의 문제를 의식의 영역, 즉 대뇌 피질까지 끌어올리는 작업입니다. 감각 피질(두정엽 뒤쪽)은 몸의 상태를 느끼는 역할을 하고,운동 피질(앞쪽)은 실제 움직임을 지시합니다. 이 두 영역은 감각-운동 신경 루프(Sensory-Motor Feedback Loop)로 연결되어 있고, 서로 영향을 주고받습니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감각과 움직임을 별개의 것으로 인식한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실제로는 이 둘이 하나의 회로로 연결되어 있어, 어느 한쪽이 막히거나 무뎌지면 전체적인 움직임과 상태에 영향을 줍니다.


Q. 수련을 통해 어떤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의식에 가려졌던 신체 감각을 다시 깨우면, 근육의 과도한 긴장을 이완시키고, 만성통증을 완화시키며,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해소에도 효과가 있습니다. 몸이 유연해지고 편안해지는 경험은 단순한 느낌이 아니라, 뇌와 신경이 실제로 재조정되는 결과라고 할 수 있죠.


물론 이런 효과는 직접 경험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수업에서 자세히 다루는 전문 개념이긴 하지만, 몸으로 직접 체험하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변화입니다.


Q. 교수님의 수업은 이론과 움직임을 병행한 수업이라서 더욱 재밌는 것 같습니다. 현재 진행하는 수업과 향후 수업 계획이 어떻게 되는지도 궁금합니다.


A. 저는 사실 수업을 하면서 마케팅이나 광고를 거의 하지 않았습니다. 굳이 수업을 널리 알리기보다는 ‘인연이 닿는 사람들’과 깊이 있게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어요. 그래서 수업의 양도 제한적으로 운영하고 있고요.


현재는 aSSIST 경영대학원 봄학기 수업을 중심으로 하고 있고, 그 외에는 일 년에 서너 번 정도, 집중 수업 형태로 외부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보통 2시간씩 10주, 총 20시간 정도의 기초 과정을 통해 기본 소양을 익히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외부 강의는 제자들이 운영하는 스튜디오, 제주도, 제천 산속 같은 자연 친화적인 장소에서 진행되며, 소매틱을 깊이 체험하기에 좋은 환경입니다.


향후 계획은 지금과 비슷하게 유지하면서도, 너무 과도하게 확장되지는 않도록 조절하려고 해요. 대신 기초과정 외에 어드밴스 과정도 몇 해 전부터 운영 중인데, 이것도 관심 있는 분들과 천천히 깊이 있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10261_10577_1215.jpg 김정명 교수, 소매틱 수업의 차별점?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소매틱 작업을 펼쳐나간다는 점

저희 수업의 가장 큰 차별점은, 단지 제 수업에 그치지 않고 제자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자신만의 소매틱 작업을 펼쳐나간다는 점입니다. 예를 들어 트라우마 치유, 명상, 서클댄스, 운동센터, 요가 등 다양한 분야로 확장되고 있어요. 성신여대 교수님인 명상학회 회장님도 소매틱 수업을 기반으로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가고 계시죠.


저는 이 흐름이 청출어람(靑出於藍)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보다 더 잘하고, 더 재미있게, 더 창의적으로 펼쳐나가는 분들이 나오는 것이 기쁘고 바람직한 일이죠.


현재는 ‘K-소매틱 코칭’민간자격과정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aSSIST 내에서는 AI 시대에 적합한 형태로 ‘AI 기반 소매틱 코칭 과정’이라는 이름으로 발전시키는 중입니다. 물론 AI를 전부 다 다룰 수는 없지만, AI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에게 필요한 몸 감각과 회복, 자기 인식의 힘을 효율적으로 전하고자 하고 있습니다.


Q. 교수님, 수업에서 몸학을 통해 ‘통합된 자아’를 실현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있다고 하셨는데,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몸학은 몸과 자아를 분리하지 않고 ‘통합’하는 공부입니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몸과 삶을 이분법적으로 나누고, 충동적으로 자기 몸을 망가뜨리면서 살아가죠. 몸을 깊이 이해하면 자기 자신뿐 아니라 인간관계 문제까지도 건강하게 풀 수 있습니다. 즉, 몸학은 ‘관계학’이기도 합니다.


Q. 몸학을 ‘보이지 않는 가치’와 ‘본질’을 찾는 공부라고 말씀하셨는데,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A. 몸은 단순한 ‘몸뚱아리’가 아니라 ‘살아있는 생명체’입니다. 영혼, 인지, 감각 등 모든 것이 몸에서 일어납니다. 몸학은 이 통합된 몸을 통해 자기 이해를 깊게 하고, 건강한 관계를 맺는 법을 배웁니다. 그래서 몸학은 보이지 않는 본질과 가치를 찾는 공부입니다.


Q. 몸을 ‘일자적 몸’ ‘이자적 몸’ ‘삼자적 몸’으로 나누셨는데, 쉽게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일자적 몸’은 내가 직접 느끼는 나의 몸, ‘이자적 몸’은 타자(환경)와의 관계 안의 몸, ‘삼자적 몸’은 객관적인 물리적 몸을 뜻합니다. 서양 정신의학은 이 세 가지를 따로 봅니다. 하지만 몸학은 이 모든 게 ‘지금 여기’라는 현재에 일자적 몸에 통합되어 있다고 봅니다. 몸은 오직 현재 여기에 존재할 뿐입니다.


Q. 몸과 ‘몰입(Flow)’ 상태는 어떤 관계가 있을까요?


A. 진정한 몰입은 ‘지금 여기’ 몸에 온전히 존재할 때 가능합니다. 압박감에서 생기는 몰입은 퀄리티가 다릅니다. 깊고 창의적인 몰입은 몸의 현재성에 집중할 때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반대로 몸을 떠나는 심리 현상은 몰입을 방해합니다.


Q. 트라우마가 몸에 어떻게 남습니까?


A. 몸은 내면의 트라우마를 흉터처럼 기억합니다. 학대 등으로 상처 받은 사람들은 몸을 떠나는 방어기제를 씁니다. 그래서 몸중심 심리치료(Body-centered psychotherapy)가 중요합니다. 몸을 이해하면 중독과 충동에서 벗어나 본연의 자아와 연결될 수 있습니다.


Q. 소매틱 접근이 중독 문제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 궁금합니다.


A. 중독자들은 자극을 빠르게 추구하며 ‘음미’하지 못합니다. 소매틱 접근은 천천히 ‘과정’을 음미하면서 본질과 관계의 질을 높이는 방법입니다. 예를 들어, 음식을 먹을 때 재료 자체의 맛을 음미하며 천천이 먹는다든지, 술을 마실 때도 ‘취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음미하는 과정’을 즐기는 게 중요합니다.


Q. 몸과 관계는 어떤 의미를 갖습니까?


A. 사람과 사물, 음식과의 관계 모두 소매틱 접근으로 깊어질 수 있습니다. 사람을 ‘주체’로 인정하며 좋은 것을 서로 나누는 건강한 관계가 중요합니다. 빠르게만 가는 사회 속에서 천천히 음미하며 쌓는 관계가 진짜 좋은 관계입니다.

10261_10578_1314.jpg 김정명 교수 삶의 비전? 몸사랑·이웃사랑·지구사랑

Q. 교수님께서는 평소 ‘몸사랑, 이웃사랑, 지구사랑’을 비전으로 말씀하셨는데, 지금도 그 비전이 변함없으신가요? 그리고 앞으로의 목표나 계획이 궁금합니다.


A. 네, 그 비전은 여전히 제 삶의 중심입니다. 오래 전 제가 쓴 당시 베스트셀러 ‘부자유친 로드맵’이라는 책이 있는데요, 이 책은 아들과 함께 3주간 여행하면서 쓴 경험을 바탕으로 했습니다. 당시 제 아들이 고등학교 1학년이었고, 모두가 과외를 경쟁적으로 시키던 시기였지만 저는 그런 흐름을 따르지 않고 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죠.


몸사랑, 이웃사랑, 지구사랑은 사실 제 아들이 초등학교 때 학교에서 가훈을 쓰라는 과제를 받았을 때 제가 써준 말입니다. 이 세 가지는 단순한 구호가 아니라 제 철학의 근간이기도 합니다.


저는 ‘몸’이 자기 자신이라고 믿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몸을 단지 도구로만 여기거나, 데카르트 철학처럼 ‘생각하는 내가 진짜 나’라고 생각하죠. 하지만 몸 안에는 마음, 감각, 영혼 같은 모든 것이 통합되어 있습니다.


우리가 살면서 자주 잊는 부분이고, 그래서 몸이 망가지고 회복되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죠. 건강한 몸이 없으면 공부도, 삶도 제대로 할 수 없습니다. 앞으로도 몸을 중심으로 한 자기 이해와 회복을 계속해서 알리고 싶습니다.


Q. 브랜드뉴스 구독자분들은 경영자, 교수님, 직장인 등 각 분야 리더 분들입니다. 구독자분들께 인터뷰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소매틱스는 단순한 운동법이나 건강법이 아니라, 철학과 과학이 결합된 독특한 몸에 대한 혁명적인 사고 체계입니다. 1960년대 ‘몸의 혁명(Body’s Revolt)’이라는 책에서 서양 철학자들이 몸을 어떻게 이분법적으로, 때론 열등하게 여겼는지 설명합니다. 데카르트나 플라톤 시대부터 몸과 마음을 나누고 몸을 낮게 평가하는 전통이 있었지만, 소매틱스는 몸과 마음, 생각과 감각이 통합된 존재로서의 ‘소마(Soma)’를 강조합니다.

제가 이 분야를 더 깊게 공부하고 확산하고자 주로 대학에서, 명지대,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대전가톨릭신학대학 등에서 몸학을 가르쳐왔습니다. 명지대를 정년퇴임한 후에는 서울과학종합대학원에 둥지를 틀고 KSI(한국몸학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나 오픈되어 있고 제 홈페이지(http://somaticskorea.com)나 연락처(jmgim@assist.ac.kr, 070-7012-2217) 를 통해 언제든지 문의하시면, 몸의 문제나 건강 고민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직접 응답 드리거나 훌륭한 제자들도 소개해 드릴 수 있습니다.


브랜드뉴스 구독자분들께 이렇게 제 이야기를 들려드릴 수 있어 매우 기쁩니다. 경영자, 교수님, 직장인 등 다양한 분들이 제 인터뷰를 읽고 몸과 삶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얻으셨으면 합니다. 몸과 마음, 그리고 관계 속에서 스스로를 사랑하고 주변을 돌보는 삶이야말로 진정한 행복과 건강의 시작이라고 믿습니다.


앞으로도 여러분 모두의 삶에 작은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건강한 몸과 마음을 통해 더 나은 삶을 사시길 바라며, 소매틱스가 여러분의 삶에 작은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연락 주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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