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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Feb 04. 2020

#척수장애_이해 ‘어느 날 갑자기?!’

-이미 정해지는 줄 알았다. 나에게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는.

휠체어 없이는 전혀 활동할 수 없다.               

어느날 갑자기 찾아오는...     

‘척수장애’라고..!?

     

- 한국척수장애인협회 그림 의뢰 (2016)                    

      



‘왜 하필이면 나지?!’     


늘 해오던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갈 수 없게 되는 비극.




어쩌면 그들과 나와의 공통점일 수도 있겠다.


한국척수장애협회에서 그림 제의가 왔다.    


           

발달장애지원센터의 그림 작업을 의뢰받아      


센터를 다녔지만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다.      


발달장애지원센터와 같은 건물에     

 

한국척수장애인협회가 있다는 걸.   


        

나와 함께 작업하는


 디자이너의 소개로 그들을 만나게 되었다.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 역에 위치한


 한국척수장애인협회를 찾았다.


협회 직원들은 휠체어를 타고


 이리저리 업무로 분주한 모습.


입구에 있는 직원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번에

 그림 의뢰를 받은

그림 작가 미긍입니다.”   

  

 “아.. 네 정말 반갑습니다!

 오시느라 힘드셨지요? 하하하..” 

    

직원들과 인사를 나누고 

자리를 잡아 회의를 진행했다. 

    

 “잡지에 실릴 그림에

 어떤 컨셉으로 담으려 하지요?”  


나의 질문에 30대 중반 정도로 보이는

 협회 직원이 말한다.  

   

“네. 일단 척수장애인 이미지가

 밝고 경쾌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일상으로 복귀한다.’는 의미에 맞춰 진행하고자 합니다.” 

    

그를 보니 앉아있을  

휠체어를 타고 있는지 모르겠다.


 협회의 총무라고 했는데 

나중에  디자이너를 통해 들으니

 그는 사고로 척수장애를 입게 되어 몇 년 전부터 휠체어 없이는 이동을 못한다고. 

    

-협회 잡지에 담긴 그림 (2016)

      

** 부드러운 이미지를 주기위해     

여성 척수 장애인들의      

일상을 담아봤다.      

(무단복제 금지)

          


그나마 정말 다행스러운 건 그의 곁에서     


항상 그에게 큰 힘이 되는 아내가 함께 있단다.

     

알고 보니 예전 발달장애지원센터 초기에


 나와 안면이 있는 여직원과 결혼을 했다고.


 척수장애협회 아래층에 발달장애지원센터가 있다.


총무는 아내와 도시락을 함께 한다며 


밖으로 나가고 20  후반으로 보이는 


직원들과 점심을 먹으러 외부로 나왔다.


          

역시 장애인지원센터들이 


밀집되어있는 건물이라 그런지 


음식점을 이용할 때도 계단보다 비탈로가 형성되어 휠체어 이용이 용이하다.

     

, 휠체어 이용이 수월한 

 단골 음식점으로 우리를 안내했는지도 모르겠다.

 


내가 휠체어를 타던


몇 년동안은 휠체어를 타고 외부 음식점을


찾는다는 건 늘 힘들었다.     



하긴 혼자 휠체어로

이동을 할 수 없었던  본인보다

주변에서 많이 힘들었을 거다.      


나를 들쳐 업기엔 지금보다


쬐끔..; 벅찼을 테니. ㅋ;     

(물론 지금도 쉽지 않겠지만;;ㅋ)          

      


그들을 직접 만나 의견을 나눴지만


그래도 그림을 그리기 전 척수장애에 대한


정보가 있어야 한다. 캐릭터에 감정을 담아 그림을 


구상하는  도움이 되기 때문.


 척수장애에 대해 알아보았다.  

     

-척추의 형태 및 기능(잡지 수록/2016)

      

*** 무단 사용 금지***     


Q. ‘척수장애?     


사고나 질병의 원인으로 뇌와 신체 사이에서 정보를 전달하는 중요 신경다발인 ‘척수’가 손상되어 다양하고 복합한 신체적, 심리 사회적,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 중도 중증 중복의 장애 유형을 말한다.


특성은 신체적으로 상지 및 하지의 마비로

 서고 걷기가 불가능하여 휠체어 이용하고 감각신경의 마비로 욕창이 발생할 수 있으며 자율신경마비로 요루, 장루장애, 성기능 장애 등


다양한 합병증을 동반한다.    

   

심리 사회적으로 갑작스럽고 영구적인 신체적 장애로 심리적 부작용의 위험이 증가되고 신체기능 상실과 가정과 직장에서 역할 및 지위 상실로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고 한다.        


기본적으로 경제적인 문제가 있을 수 있다. 장기간 입원에 따른 의료비와 간병비의 부담과 휠체어, 방석, 하지 관절 운동기구 등 고가의 재활장비 구입 부담, 척수장애로 인한 다른 합병증이 유발되고 후유증의 검사와 치료 관리비용으로

경제적인 부담감이 증가한다.        

  

대부분이 중도장애로 

사회경력이 단절된 척수장애인도

체계적이고 준비된 사회복귀 훈련과 지원을 통해 사고 이후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사회참여가 가능하도록 ‘일상의 으로 복귀하는

 ‘세금 내는 장애인’을 추구한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척수장애인의 사회복귀를 기원한다.

 

-한국척수장애협회 일동 (2016)

      

보고된 기사를 찾아보니 

척수장애의 원인은 교통사고가 

가장 많으며 산업재해, 추락, 낙상, 스포츠 상해  질병 등으로 주로 사회적 활동이 

제일 왕성한 30~50대의 남성 비율이 높다고 한다.


성인 이후의 중도장애로는

 교통사고의 비율이 54% 

가장 높고 추락이 23%, 산업재해 14%,

다이빙, 스포츠 등의 순으로 나와 있다.


 척수장애로 하반신 또는 전신이 마비되어 휠체어 없이는 생활할 수 없게 된다. 협회에서 강조하는 문구, ‘일상의 삶으로’를 담는다.

          

-'일상의 삶으로' 잡지 표지 (2016)

         

척수장애인협회 잡지에 

척수장애에 대한 정보 소개와

추후에 직업을 갖게 하는 지원책 등을 담았다.


하던 일을 장애로 인해 할 수 없게 된다면

얼마나 상실감이 큰지 나도 

어느 정도 경험이 있기에  마음이 쓰인다.     


척수장애협회 총무도 원래는 

헤어  원장 일을 하다가 스포츠 사고로 

척수장애를 입었다고 한다.   

       

척수장애인 활동 모습이 담긴 

사진 자료들을 찾아보니 30~50대의 남성들을 제외한  또래의 젊은 아가씨도 간혹 눈에 띄었다.


 이제 나의 그림으로 척수장애협회에 대한 홍보가 적절히  이루어져서 

이들의 현실적인 지원책들이 

제대로 추진되길 바래본다.  

              

누군가가 그랬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오는 것이라고.               


자신에게 닥친 위기를 기회로 만든      


척수장애인을 만나게 되었다.     

    


 미긍 내가
누구 소개해줄게.
 저녁식사 함께 해.”     



정은상 멘토가 

sns 코칭을 마치고

 나에게 말했다.  다른 자신의 멘티와 

저녁 약속이 잡혔다고 한다.


근데 그는 혼자서는 


이동이 불편하다는데 누구지?    


      

 멘토와 자리를 잡아 앉아있는데

휠체어를 뒤에서 밀며 들어오는 

짧은 곱슬머리에  크고

날씬한 체구의 미소띤 따뜻한 인상.

 

함께  그의 아내였다.


그녀를 한참동안 바라보았다.


 먼저 정 멘토가 우리를 인사시킨다. 

    


“여긴 잘 안 보이는 시력과

 마비되는 손으로 글을 쓰는 

그림 작가 미긍이고..


(정 멘토는 내가 그림을 그리면서 글을 쓴다는 걸 꼭 강조하라고 조언한다.) 


이쪽은 사고로 휠체어 장애인이 되었지만

 이제 전혀 다른 분야에서 멋지게 활약하는

 황영택 휠체어 성악가야.  옆엔 아내분이고..  허허허.. 서로 인사해!”   

       


그들은 40 후반~

50 초반 정도로 보인다.      


내가 먼저 그들에게 인사를 했다.  

   

         

안녕하세요?


그림 작가 미긍이에요.


이 자리에 제가 끼어도 되는지 모르겠네요.


아내분이 너무 멋지세요. 힛”    

 


이렇게 우린 기분 좋게 맛있는 저녁을 한다.


황 성악가가 쏜다~ 아싸! 여기 좀 비싼데.


 몇 번 와봤지만 변함없이 깔끔한 메뉴.



 뷔페식이라서 음식을 직접 담아야 한다.

     



그의 아내가 습관처럼  성악가의 식성대로 


분주하게 음식을 담아 접시를 나른다.


 

맥주가 계속 리필이 되니 


 좋은 이곳은 신라스테이.


식사를 하며 우리는 한결 더 친근해졌다.


        

군대에 가있는 아들이 있는데 

그곳에서도 공연을 했다는 그들의 말에 

 의아했다.


 척수장애가 생긴 후에 

결혼했다고 했는데 아이가 있다고?


 척수장애에 대한 정보를 봤지만 


성기능 장애가 발생한다고 한다.



 후로 메신저로 

 성악가의 아내와 소통하게 되었고

 언젠가 나의 질문에 언니가 답한다.  


   

사실.. 결혼 전에 임신을 했는데 

 후로 사고가  거지요.

아마 운명이었나봐요.

아이가 우리를 더 연결해줬는지도..’ 


    

아이를 지우려고 하지 않고 당당히


운명이라고 받아들인 그녀가 참 멋지다.  


         

황영택 성악가는 1992년 근무 중 산업재해로

 하반신 마비 척수장애를 판정받은 후 1999년 방콕 장애인 아시아대회에서

 베드민턴으로 동메달을 획득하고 1999년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이후, 성결대학교 성악과를 졸업해

희망을 전달하는 성악으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출처 : 웰페어뉴스)

         

  

본래 해오던 일과는 전혀 다른 분야에서

 이렇게 멋지게 활약하는 그. 황 성악가와 소통하며 참 많은 것들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본인을 변화시키는 건 외부 환경보다...     


나 자신이어야 한다.          


어떤 선택을 하게 되던지 일단


자신을 열고 마음의 문밖으로 나가는 게 먼저니까. 

         



과거의 내가 어땠든지  

    

그건 그리 중요하지 않다.   


       

무언가를 해보려는


 나의 열정과 의지 앞에선.      


         

그림을 그리며     


점점 나를 열게 되었다. 

         

    


마치..     


그림을 그리려고      


장애가 생긴 양.          

       


       

문을 열어라!                                         

                    

                          -미긍

          

             

           

새로운 세상으로 나가는 건,


어렸을 때나 지금이나


호기심과 두려움.

    



엄마 없이 혼자 가는 등굣길,


혼자 가게를 지키는 꽃집 아르바이트.          


차가운 세상 속에 혼자 선 나.

 


   

갑자기 누군가 내 창을 두드려.


"세상은 아름다운 것들이 참 많아!”


긍정의 휘파람새가 속삭이지.

    



세상 밖으로 나가서


나를 보여주는 거야.


문을 활짝 열어라!

               

-‘나가세’展 (2016)        

        

    

   나  나와 함께  

가  가슴을 활짝 열고 나가자.  

세  세상 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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