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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Feb 13. 2020

#그림감성에세이 '동전의 두 얼굴?!'

- Q. 동전의 가치? 그걸 사용하는 주인의 선택.

 10원, 50원, 100원, 500원짜리 동전들.      


여러분들은 동전을 자세히 들여다본 적 있는가?      




10원짜리는 1966년생으로 


동전 뒷면에 다보탑이 새겨져 있다.         


그보다 크기가 작은 50원짜리에는


 볏짚 문양이 있고 100원짜리엔 


늠름한 이순신 장군의 흉상이 담긴다.




 그리고 주화 중 금전의 가치가 가장 높은  

              

500원짜리에는 큼지막한 학이 날고 있다.   


                       


요즘 거스름돈을 동전으로 받기에는 


좀 거추장스럽다.       



그래서 결제할 때에는 주로 카드결제를 하거나  

              

마트에서 비닐봉지를 결제하는 등에 쓰는 정도다.   

              


하지만 나에게도 동전을 아주 


가치 있게 쓰던 시절이 있다.        




어린 시절 50원으로 할 수 있는 것들이 참 많았으니


버스비도 50원이었고 여름철 즐겨먹던 


빙과류 쭈쭈바도 50원이었다.         

      

50원이면 살 수 있는 불량식품들도 무지 많다.   

            


난로에 구워 먹던 '쫀득이'라던지 


라면 모양의 과자 '뽀빠이', ‘왕소라’도 즐겨먹었다.               


지금처럼 ‘초등학교’가 아닌


 ‘국민학교’에 다니던 시절 80년대 이야기다.


                                   

여자 형제 없이 세 살 터울 


오빠가 있는 나는 그를 통해 참 많은 것들을 배운다.   

             

간식을 사 먹는 메뉴나 고무줄놀이를 제외한 놀이들.

발차기와 같은 몸싸움까지도 


오빠를 통해 익히게 된다. (싸우면서.ㅋ)

              

그러던 어느 날 그가 말하길.                   




“이제 앞으로 

내 심부름 100개 채우면
 
놀이공원 델꾸갈게. 자유이용권으로 

놀이기구 실~컷 탈 수 있어! 끝내주지?!

오늘부터 심부름 100개다!

 할 거지??”             



당시 오빠는 L놀이공원이 생긴 초반에

     

그곳에서 친구들과 놀다 와서는    

 

 초교 2학년이던 나에게 줄곳 자랑을 했다.     


           

이제 심부름을 100개를 채우면


놀이공원에 데려다준다고 제안을 한다.   

             

가고 싶은 마음에 해보겠다고 결심을 굳히고 나니

      

그때부터 이제 고난의 100개 심부름이 시작된다.    

           


“야.. 우유 한잔 따라와~”,    


“빌린 비디오테이프 가게에 반납해~”,


 “슈퍼 가서 XX깡 사와~”


“걸레에 물 묻혀서 흘린 거 닦아..”




오빠가 주문하는 잔심부름은 이렇게 다채롭다.     


‘에잇.. 귀찮아! 그냥


 다 때려치울까?!’   



하지만 오빠의 경험담으로 들은 


L월드가 너무 궁금하다.

               

‘그래.. 참자! 참어~’     

                       


심부름할 때마다 개수를 기억하기 쉽게

              

 방문 옆 벽지의 귀퉁이에 써 내려가기 시작.   

            

100.. 98.. 65, 54...


이렇게 개수를 차곡차곡 써 내려간다.


                    

그와더불어 내가 심부름을 하나 채울 때마다


 오빠는 빈 저금통에 100원 200원씩을 채우며

              

간혹 외부로 나가는 심부름일 경우엔 


500원을 담았다.


               

그렇게 7개월이 흐른 어느 날.


 벽지에는 드디어 삐뚤빼뚤한 나의 글씨로 


숫자 100에서... 마지막 1까지 채워진다.   

             


'우아~ 드디어 


내가 해냈어!!ㅎㅎ'



오빤 이제 꽤 많이 모인 저금통을 뜯어냈다.   

             

나는 오빠 곁에서 동전을 하나라도 흘릴세라    

  

그의 작업을 찬찬히 지켜보았다.   


            

이제 오빠는 동전 100원 


500원을 사이즈 별로 분류해서 

              

신문지에 정성껏 돌돌 말기 시작했다.


                                  

동전 포장작업을 마친 오빠와 나는 


집 근처 은행을 찾았다.  


              

은행 창구에 함께 가서

신문지에 말린 동전들을 지폐로 교환을 해보니               

6만 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다.


 (후련함과 성취감! )           



몇 일후 우리 남매는 


30분가량 버스를 타고 L놀이공원에 간다.  

        

말로만 듣던 자유이용권을 끊었는데

         

당시엔 표가 아닌 팔목에 차는 파란 띠를 둘렀다.

         

두근두근..

그렇게 들어간 놀이공원.    


어린 나의 눈망울에 꿈만 같은 세상이 펼쳐진다.

        

인형들이 말을 하고 춤을 추며 동물 친구들이 옷을 입고 행진을 한다.   


            

몇 번씩이나 놀이기구도 


반복해서 타보고 정말 신난다.      


지금 와서는 아무리 재미있는 놀이기구라 하더라도          


그다지 타고 싶은 욕구가 안 생기는데.          



유년시절 동전 모으기로


나에게 아주 특별한 추억을 선물한               

 

오빠가 참 고맙다.   

            

-'나가세 展' 두 번째 개인전 (A2/첸 드로잉/수채/2016)

 


월급이니 주워 가라??!’    



노동자들의 밀린 4명의 월급 440만 원을       


사무실 바닥에 동전으로 쏟아낸 업주.        


 (100원짜리 동전 1750여 개,  500원짜리 동전 5200여 개...)                


외국인 노동자들은 밤새도록 


500원, 100원짜리를 분류해서                         


다음날 아침부터 


은행 6곳을 돌며 서툰 한국말로 환전했다고.      

    

 (2016.7. 기사 발췌)     


   


동전이 이렇게도 사용된다.


상대방을 엿 먹이려는 용도로.       



차라리 그 동전들 모아서 


엿이나 바꿔 드시던지.



할 일이 그렇게 없나? 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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