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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Nov 05. 2018

가장 어려운 장애?

 사고로 여러 장애가 왔다.  가장 힘든 장애는..?

   "선생님! 제가 차라리...

 오른쪽 뇌를 다쳤다면.. 왼손이 마비됐을 테니

지금처럼 오른손 마비로 힘들지 않았을 텐데.. 휴..

매일 마비되는 오른손은 저를 미치게 해요. ㅠ"


그러자 담당의가 나를 보며 조용히 말한다.

"만약... 오른쪽 뇌에 손상을 입었더라면..

아마 환자는 죽었거나 더 심한 장애로 의식을 못 차렸을 겁니다."


"... 아.. 네.ㅜ"



   그 사고는 나의 온몸을 부서지게 했다.

산산조각 난 골반으로 다시는 혼자 일어날 수 없게 된다고 했다. 생활 속에서 가장 불편하게 다가오는 장애가 있다. 좌뇌 손상으로 오른쪽 신경이 마비된 것이었다. 오른쪽으로는 웃는 것도 어색하다. 음주운전 차에 치어 나가떨어지면서 뇌에 피가 찼다고 했다. 그때 나는 파란 신호등 보행 중이었다. 몇 달간 혼수상태로 중환자실에 있다가 다시 의식을 차렸을 때 오른손으로는 수저를 들 수도 없게 되었다.

뇌손상으로 온 장애는 참 여러 가지다. 오른쪽 눈은 떠지질 않았고 혀도 마비되어 발음이 쉽지 않게 되었다.

다시 깨어나기만을 바랬는데 참 오랜 시간 동안 누워서만 지냈다. 


얼마 후 휠체어를 타게 되었지만 이것도 역시 보호자의 도움이 필요하다. 오른손으로는 휠체어 바퀴를 굴릴 수도 없으니까. 오른손이 움직였다면 어쩌면 다시 걷는 것에 그렇게 절실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또 마비된 손으로 그림을 그려야겠다는 생각도 못했을지도. 사고 후 여러 해 동안 필사적으로 재활운동을 했다.  그 결과 이 부서진 골반과 다리로 다시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게다가 더 놀라운 것은 마비가 진행되는 오른손으로 긍정을 그리는 작가가 되었다!


  sns 방송으로 3분 짤방을 하며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훈련을 했다. 지금 나는 교육기관을 돌며 '장애이해교육' 강사로 활동한다. 지금 와서 돌아보면 가장 힘든 장애는 '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하며 시도조차 하지 않는'생각 장애', '포기 장애'였다.

 

  나의 활동 모습은 KBS1tv 9시 뉴스에 소개되었고 그걸 계기로 뜨인돌 출판사에서 연락이 왔다.

어린이 동화 삽화 제의를 받아 그림을 그렸다. (2014)

누군가가 그랬다.

'위기'와 '기회'는 함께 오는 것이라고.

나에게 닥친 수많은 위기는 다시 도약하게 하는 원동력이다.


언젠가부터 '장애인 작가 최초'라는

 수식어가 나의 이름 앞에 붙기 시작했다.


이제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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