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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Jul 21. 2020

나는야 왼손잡이 광대-3

헙ㅜ 불편한 오른손 대신 왼손만으로 박수를 치는 내가 보인다.-유튜브에서



1일 여행은 계속되었다.

조금 더 차로 이동하니 강화 시장이다.


이곳은 나지막한 건물들로 구성된 80년대 분위기의 옛 장터다. 아직 배가 꽤 불렀지만 날이 더워서 살얼음이 살짝 떠오르는 직접 만든 식혜와 옛날 팥빙수를 먹었다.


그야말로 최고의 꿀 휴식이군.     



시장을 나오니 건물 귀퉁이에 포스터들이 붙어있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 정권 시절

 ‘하나만 낳아 잘 기르자.’ 등 

지금 보면 웃음이 나오는 당시 포스터도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오는 길에 ‘장화리 일몰 조망지’에 들러 짧은 다리 구간을 걸으며 바다 내음을 맡았다. '쏴아~' 하며 밀려오는 시원한 파도에 들꽃들을 배경으로 찰칵찰칵~ 추억을 담뿍 저장한다.


근방에 제비 조각상도 알려져 있는데 

그곳도 둘러보니 좋다.


   

쉼 없이 세 곳을 알차게 둘러보니 

이제 6시가 다 되어가는 시각.


수박 작가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내 전화를 받은 그가 묻는다.


‘미긍 작가, 언제 올 거예요?

 준비 즘 했는데~’


‘엥? 진짜 생일 선물을 준비하신 거야?!

혹시 본인의 조각품 선물한다는 거 아냐?’     


6시 20분경 우리는 부리나케 

다시 그의 작업실에 왔다.

    

멀찌감치 부산하게 무언가를 준비하는 

수박 작가가 보인다.

 

긴 테이블에 엄마 생신 케익, 자리마다 와인 잔과 접시가 놓여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장작불을 피워서 그가 만들어 설치한 널찍한 돌 판을 달구고 있었다.


그리고 그가 미리 장을 봐온 소고기와 돼지고기, 버섯과 야채 등을 올린다. 돌 판에 지글지글~ 자연스럽게 고기의 기름은 쏙 빠지며 타지 않게 알맞게 익는다.   

  

우리는 고기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수박 작가가 나에게 말했다.

 

"미긍 작가가 여기 초에 불 붙여요~

어머님 100살까지 사시라고 촛대는 하나만 태우자고요~ 허헛"


케익에 와인까지 곁들이니 파티 분위기군. 허나 내 손으론 성냥도, 라이터도 작동할 수 없다. 자연스럽게 엄마가 초에 불을 붙여 케이크에 꽂았다.


이제 하늘이 점점 어두워오고 초여름 밤의 파티가 시작된다.    

수박 작가는 기타 앰프[guitar amplifier]를 연결해 소리를 키우는 작업을 익숙하게 진행했다. 이제 그의 콘서트가 시작된다. 그렇게 음역을 맞추더니 그가 하는 말.

 

“너무 오랜만에 기타를 잡는데 잘 될지 모르겠네요. 허헛..”


먼저 엄마를 보며 '겨울 아이'를 '여름에 태어난..'으로 개사해서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하는 수박 작가.     

우아~ 기타 솜씨 진짜 프로다!
솔직히 노래솜씨는  모르겠지만..;

이제 엄마가 곡에 몸을 맞춰 흔들며 나에게 말한다.     

너도 일어나서 손뼉 치고 그래~”

 ‘, 나는 엄마랑 전혀 다른 유전자인
 ‘몸치.그래도 의자에서 일어나 손뼉을 치며 박자를 맞췄다.

곡이 끝나갈 무렵 엄마가 말하길.

수박 작가님 덕분에 
너무 행복한 생일을 보내네요.
정말 감사해요!”

오늘엄마가 받은 잊지 못할 선물이다.     


그의 콘서트는 

9시가 넘어서까지 이어졌다.

 

커다란 선풍기를 강하게 틀어선지 

모기도 전혀 안 날린다.


연주곡들은 옛날 포크송도 있고 누구에게나 익숙한 트롯 메들리도 있다.


모두가 곡을 따라 부르는 즐거운 시간.


이제 내가 말했다.         


“오늘 넘 멋졌어요. 이제

이곡을 마무리로 하면 되겠어요."


우리들은 파티의 뒷정리를 마친 후 작업실 안에 들어와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셨다. 엄마가 말한다.


“오늘 넘 감사했어요.

수박 작가님 생신이 언제예요?

 그땐 우리가 생일파티를 해드려야지~ 호홋..”


8월 중순이 생일이라며 

수박 작가가 씨익~ 웃었다.


오호~ 그때면 늦여름의 파티도 멋지겠다.   

  



오랜만에 자연을 느끼며 쉼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번에는 수박 작가 작업실에서 

이동이 수월한 관광명소 중심으로 둘러본 거지만 

나중에 기회를 만들어 더 자세히 돌아보고 싶다.     


지붕 없는 역사박물관이라 불리는 강화.
수도권에서도 거리가 가까운 편이라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주말만 피한다면 이동 시간도 괜찮고 

가끔은 부담 없이 가볼만 하다.     

강화군은 문화관광부 2018 올해의 관광도시로 선정된  석모도 대교, 교동대교 개통으로 
강화관광이 훨씬 편해졌다고.     


다음날 모바일로 촬영한 것들을 

추려서 저장하는 작업이 시작됐다.


일단 동영상의 용량이 너무 커서 작게 추리기 위해 데스크 탑으로 무료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해보았는데 광고가 너무 많이 떠서 사용이 버겁다.


대부분의 무료 사이트가 그렇듯 쓸 때마다 다시 설치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른다.ㅜ 


역시 공짜는 힘들군.


결국 동영상 편집 모바일 앱을 사용하기로 한다.

        

먼저 동영상의 용량을 작게 나눈 후 다시 모바일로 보내어 KineMaster 앱에서 편집했다.


사실 요즘은 자막을 담는 게 기본 매너라던데 나도 따라야지. 초 단위로 말소리를 맞춰 자막을 담아내기가 쉽지 않다.

 

          

헙.. 근데 이번에 촬영한

동영상 속 내 모습이 너무 바보 같다.ㅜ


박수를 치는 간단한 동작도 

불편한 오른손 대신 움직임이 수월한 

왼손만을 사용한다.


사실 이런 건 누군가 지적해주거나 

이렇게 동영상을 통해 본인의 모습을 보기 전엔 알아차리기 쉽지 않을 거다.


내 모습을 제3자의 눈인 

동영상으로 보니 참 씁쓸하군.     


옆에서 활발한 모습의 

엄마에 비해 내가 좀 쳐져 보이기도.


그나마 최대한으로 동작이 드러나지 않은 장면만을 편집해서 그 동영상을 유튜브에 올렸다.     


(아! 최근 KineMaster 앱이 

pc버전이 나와있다고 함)


((유튜브 영상 무료보기))

https://youtu.be/-sKITVAFeZE



솔직히 나는 아직 기존의 

정보검색 중심의 네이버에 익숙해서 

유튜브 활동이 버겁다.


그래도 이제 유튜브 

동영상을 올릴 계획이다.


앞으론 문서 정보보다 

동영상 정보 검색이 대세가 된다고 하니.


노트북의 비대면강의 zoom으로 

미술심리치료와 장애이해교육도 올려야지.


코로나 19 여파로 ‘비대면’이 

앞으로도 꽤 지속될 거라는데 준비해야겠다.        


요즘 구독자 몇 백만의 

그림 작가 유튜버들이 얼마나 많은가.


과연 내가 앞으로 쫄지 않고 잘 해나갈 수 있을지.

아직도 오른손을 잘 쓰지 못하는 

내 모습을 발견할 때면 자신감이 급 떨어진다.


역시나 그림을 빠르게 잘 담아내는 작가들을 쫓아갈 자신은 없다.     


그래! 마비된 오른 손과 이 시력으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는 나의 

진짜 이야기를 하자.


거기에 내가 주로 담는 

볼펜 드로잉라이브 드로잉을 공유해야겠다.


아.. 가끔은 선물 이벤트도 좋겠지?~ㅋ

       

물론 도전이 성과로 이어진다면 

더 할 나위없는 좋겠지만     


새로운 시작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미 큰 가치를 찾은 것.  

   

못 먹어도 Go~Go~    

'가즈~ 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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