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너의 기억에도 나의 웃는 모습이 아직.. 남아있을까?
가끔 너의 웃음소리가 들려.
선물을 내밀 때 웃음을 참던 너의 가쁜 숨소리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장미꽃을 사본다며
나에게 장미 꽃바구니를 내밀며 머쓱하게 웃던 너.
나는 너에게 받는 걸 그냥 당연하게 생각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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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후 내게 사고가 나던 날
둘이 함께 있었다는 사실이 나를 벗어날 수 없게 만드는
이유가 되었을까?
사실 따지고 보면 너의 잘못도 아니었는데 말이야.
어린 아이로 만들었지.
말기 암으로 투병하시던
너의 어머니를 떠나보내던 그날도
나는 병원에서 그냥 즐겁게 웃기만 했어.
그런데도 너는 나를 보겠다고
매일 병원에 찾아오더라?
내가 오래 입원했던 여의도 성모병원의
1층에는 천주교 그림들이 전시되어 있던 게 기억이 나.
내가 탄 휠체어를 밀며 그곳을 몇 바퀴씩 돌다가
나무가 보이는 창가에서 휠체어를 멈추었지.
그리고는 너는 늘
같은 말만 되풀이 했어.
여기 그림보다 네가 더
잘 그릴 수 있을 거라고.
근데.. 대체 나의 뭘 믿고
그런 말을 했던 거야?
그땐 눈을 제대로 뜨지도
못했는데 말야.ㅋ:
퇴원하고 몇 해가 지났어.
이제 나를 소개시키라는 너의 아버님 성화에
너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었나봐.
결국 너의 아버님이 나에게 전화를 했던 걸 알고
네가 아버님께 전화해서 버럭 화를 냈잖아.
내가 바로 네 앞에 있었는데도 말이야.
며칠 후 내가 너에게 말했지.
이제 너를 놓아주겠다고.
그런데 너는 그다지 놀라는 기색도 없더라? 헐.
마치 그 말을 기다리기라도 했던 것처럼
그냥 담담히 받아들이는 너.
그땐 그런 네가 너무 미웠어.
요즘에도 너는
선물을 내밀기 전
누군가의 표정을 살피며
애써 웃음을 참을까?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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