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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Nov 06. 2021

일러스트로 장애이해교육 시작

-코로나 사태 이후 첫 대면 수업, 일러스트 시간이다! -장애이해교육 中


일러스트의 위쪽에 '음주운전 삶의 어둠'이라는 문구가 크게 쓰여 있고 그 아래엔 휠체어를 탄 남성과 팔에 붕대를 칭칭 감은 남성이 울며 서있다. 그 앞에는 한 남성이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음주운전 그만'이라고 외친다.

아래엔 어두운 밤 신호등이 보이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성을 향해 한 커다란 차량이 맹수처럼 돌진한다. 차량 운전자의 커다란 얼굴과 부릅 뜬 눈이 괴물 같다.

찻길의 옆쪽에 이미 다른 차량에 치였던 보행자가 쓰러진 모습이 흐리게 보인다.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걸까?     
- 한 아이의 손그림 일러스트 (21.10)
다른 하나의 그림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이 차량에 치이는 순간 '이대로 포기할 순 없어. 난 벌써 포기하면 안 돼.'라고 씐 말풍선이 보인다.

그 아래엔 하얀 앰뷸런스가 보이는데 그 차량 아래에 '아프지만 참자!'라고 쓰여 있다.     


둘 다 나의 사고 이야기를 일러스트로 담은 건데 첫 번째 일러스트가 음주운전이 모두에게 불행을 준다는 내용을 강조했다면 두 번째 일러스트는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난 나의 모습을 강조했다.     
같은 이야기에도 이렇게 달라지는 아이들의 일러스트를 보니 기분이 참 묘하다. 

    

'위드 코로나’로 드디어 학교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2021년 2학기 도림 초교 4학년을 대상으로 교실에서 장애이해교육과 아이들의 손그림 일러스트 수업을 하게 되었다.  

   

- 일러스트 대면 수업

한 학급에 30명 내외의 아이들이 수업에 집중하는 모습이 내 눈에는 잘 보이지 않아도 아이들의 숨소리만 들어도 느낄 수 있다. 준비해 간 그림엽서를 아이들에게 마구마구 뿌렸다. 

- 미긍 제작 엽서

그림을 그릴 땐 연필, 지우개는 쓰면 안 된다. 

본인들이 그림에 담고 싶은 이미지가 떠오르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그리는 거다.

- 미긍의 볼펜 드로잉

 

-아이들의 일러스트는 모두 특별하다!

이제 수업 시간이 20분 정도 남았을까? 

앞으로 나와서 자신의 일러스트 내용을 발표하면 미긍 그림으로 제작한 파일을 준다고 하니 어느새 꽤 많은 도전자들이 모였다. 발표 시간이 빠듯할 만큼.   

  

- 아이들의 일러스트 발표 시간

수업을 마치고 교무실에 와서 짐을 정리하는데 한 남자아이가 뒤통수를 긁적이며 내게 작은 쪽지를 불쑥 내밀었다.    

 

"어? 이게 뭐예요?" 

"선생님.. 정말 감사해서.. 제 편지.. 요.." 


작게 중얼대며 웃는 아이의 통통한 볼살. 

아유~ 너무 귀여워라.ㅋ~ 나는 고맙다고 말하며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집으로 와서 여러 번 꼭꼭 접힌 쪽지를 펴 보았다.     
그런데 엥?!! 나더러 조철웅 선생님이라고?!

강연 자료로 준비한 동영상 영향일까?
요즘 애들에게는 동영상 정보가 센 듯.ㅋ~     
- 조철웅 북화술 쇼ㅋ~
학교들마다 아이들의 이미지가 다른데 
이곳 아이들은 나에게 선물 같다.

 물론 코로나 사태 이후
 첫 대면 수업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ㅋ~


- 미긍을 소개하는 조철웅 북화술 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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