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사태 이후 첫 대면 수업, 일러스트 시간이다! -장애이해교육 中
일러스트의 위쪽에 '음주운전 삶의 어둠'이라는 문구가 크게 쓰여 있고 그 아래엔 휠체어를 탄 남성과 팔에 붕대를 칭칭 감은 남성이 울며 서있다. 그 앞에는 한 남성이 뾰족한 이빨을 드러내며 '음주운전 그만'이라고 외친다.
아래엔 어두운 밤 신호등이 보이는 횡단보도를 건너는 여성을 향해 한 커다란 차량이 맹수처럼 돌진한다. 차량 운전자의 커다란 얼굴과 부릅 뜬 눈이 괴물 같다.
찻길의 옆쪽에 이미 다른 차량에 치였던 보행자가 쓰러진 모습이 흐리게 보인다. 음주운전에 의한 사고가 끊임없이 반복되고 있다는 것을 암시하는 걸까?
다른 하나의 그림은 횡단보도를 건너던 여성이 차량에 치이는 순간 '이대로 포기할 순 없어. 난 벌써 포기하면 안 돼.'라고 씐 말풍선이 보인다.
그 아래엔 하얀 앰뷸런스가 보이는데 그 차량 아래에 '아프지만 참자!'라고 쓰여 있다.
둘 다 나의 사고 이야기를 일러스트로 담은 건데 첫 번째 일러스트가 음주운전이 모두에게 불행을 준다는 내용을 강조했다면 두 번째 일러스트는 아픔을 딛고 다시 일어난 나의 모습을 강조했다.
같은 이야기에도 이렇게 달라지는 아이들의 일러스트를 보니 기분이 참 묘하다.
'위드 코로나’로 드디어 학교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2021년 2학기 도림 초교 4학년을 대상으로 교실에서 장애이해교육과 아이들의 손그림 일러스트 수업을 하게 되었다.
그림을 그릴 땐 연필, 지우개는 쓰면 안 된다.
본인들이 그림에 담고 싶은 이미지가 떠오르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그리는 거다.
앞으로 나와서 자신의 일러스트 내용을 발표하면 미긍 그림으로 제작한 파일을 준다고 하니 어느새 꽤 많은 도전자들이 모였다. 발표 시간이 빠듯할 만큼.
작게 중얼대며 웃는 아이의 통통한 볼살.
아유~ 너무 귀여워라.ㅋ~ 나는 고맙다고 말하며 아이를 꼬옥 안아주었다.
집으로 와서 여러 번 꼭꼭 접힌 쪽지를 펴 보았다.
그런데 엥?!! 나더러 조철웅 선생님이라고?!
강연 자료로 준비한 동영상 영향일까?
요즘 애들에게는 동영상 정보가 센 듯.ㅋ~
학교들마다 아이들의 이미지가 다른데
이곳 아이들은 나에게 선물 같다.
물론 코로나 사태 이후
첫 대면 수업이라 그런 것도 있겠지.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