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매거진 xmas79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미긍 Apr 02. 2022

통증으로 알게 되는 것들.

-힘들지 않았더라면 몰랐을지도. 나를 아끼는 이들이 이렇게 많다는 걸.


엄마처럼 나도 '무지외반증' 아냐?

발이 불편한 부위가 '중족골통' 같기도.​​이렇게 오래 운동을 거른 적도 없는데.. 발의 통증 부위가 '중족골통' 같기도 하고.


통증은 나를 돌팔이로 만들었다.   


결국, 단골 뷰티 숍을 운영하는
다방이가 나선다.



그녀에게 레이저 치료를 받고 3주쯤 되었을까.


시퍼런 발톱이 조금씩 들썩였다.

아직 새 발톱은 나올 기미도 안 보이는데 괜찮을까? ​그런 나의 두려움은 개의치 않고 다방이는 이제 손톱깎이로 내 발톱을 요리조리 도려냈다. ​


마치 조각품을 정교하게 다듬듯이.



자세히 살펴보니


검푸른 발톱 속에 얇은 투명 막이 있다. 게다가 뻣뻣했던 오른발 바닥도 이제 너무나 말랑말랑. 우아..



다음날 새벽, 드디어 나는 보라매공원을 찾았다.


땅에 발을 통통 굴러 봐도 이제 안 아프다. 상쾌하게 걷기 트랙을 다 돌고 점점 날이 밝아온다. 그때 저 멀리서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들.  ​


"아유~ 참말로.. 그동안   보였댜?~

처자가 많이 아픈  알았잖여~

인제 괜찮은겨?~"


나는 모처럼 운동기구 사이사이의 어르신들에게 반갑게 웃으며 인사했다.


참말로, 감사한 아침이다. ​




발톱을 보내며

아이처럼 기뻐하던

다방이의 웃음소리가

귓가를 간질인다.


조만간 맛있는 거 먹장!ㅋ~


매거진의 이전글 새로운 통증을 대하는 나의 자세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