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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미긍 Oct 01. 2019

'말기 암' 시한부 선영 씨.

이제 그녀가 소원하는 '신선'이 되었을까?

‘혈액 암 4기’, 당뇨합병증으로 발이 썩어간다.

‘내가 나중에 신선이 되면

미긍 언니를 위해서 기도 많이 할게요!‘     


내가 보낸 책을 잘 받았노라고 연락이 왔다.

그녀의 이름은 흔하디 흔한  ‘선영.’

하지만 그녀의 건강 상태는

결코 평범하지 않다.


-시한부 ‘선영’ 씨. (2018.05~)


         

'말기 암으로 시한부를 사는

저에게도 너무 공감 가는 작품이네요.

매일매일의 고통, 주변의 시선과 동정,

남모르게 감춰야 하는 치부까지.


죄송스럽지만 저만이 느끼는 현실이 아닌 게

위로가 되면서도 다른 사람들이 저와 비슷한 고통을 겪는다는 게 더 마음이 아프네요.

좋은 작품 정말 고맙습니다!‘  

내 지인들도 여럿 되는 흔하디 흔한 이름 ‘선영이.’  

그녀를 알게 된 건 나의 그림 아래 댓글을 남기면서부터다.

    

남편과 이혼하고

혼자 병마와 싸워내는 그녀가 너무 안타깝다.

38살로 5살 배기 딸아이의 젊은 엄마 선영 씨.

혈액 암 4기, 당뇨합병증으로

발이 썩어간다는 그녀.


sns로 올린 미긍 책에 삽입된 작품

 ‘광대의 꿈'에서 내가 표현한 줄 타는 광대를 보며 나의 장애를 본인의 아픔에 비유하며 공감하던 그녀. 현재의 삶이 시한부로 판정된 시일을 넘겨

덤으로 사는 인생이란다.

미긍 그림 에세이 '광대의 꿈'

언젠가 선영 씨와 통화를 했다.

뜻밖의 내 전화에 너무 반가워하는 그녀의 말소리가 왕왕대면서 발음을 구별해내기 쉽지 않다.

내가 그녀에게 무슨 말인지 잘 알아들을 수 없다고 이유를 묻자 그녀가 작게 한참을 웃더니 대답한다.


“지.. 지 금 저의 치아가 다 빠져서 얼마 남아있지 않아서.. 발음이 말을 하,, 기 힘이.. 드네요.”

머리카락도 다 빠져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태라고.     

딸아이는 이미 시댁으로 보낸 지 꽤 오래됐는데 너무 보고 싶다며 갑자기 흐느낀다.


그녀에게 삶을 마무리하는 요양병원 ‘샘물호스피스 병원’에 입원을 하는 게 어떠냐고 추천했다.

그러자 그녀가 한숨을 내쉬며 어렵게 말을 잇는다. 고맙지만 본인이 머문 자리에서

삶을 정리하고 싶다고.


‘내가 앞으로 죽으면

신선이 될 거라고 엄마가 그랬어요.

그래서 지금 이렇게 힘든 거라고.


그날이 오면 미긍 언니를 위해서 기도 많이 할게요.  요즘 소금물에 발을 담가 소독하고 있어요.

언니, 고마워요!’    


'암'이라는 질병은 신체의 면역체계를 뒤흔들어 여러 가지 합병증을 유발한다.

 그녀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싶은 마음에 미긍 책을 보내기로 했다.


((미긍 tv 방송보기))

https://youtu.be/4nDu60csDWw 

당시 나는 ‘미긍 tv’ 개인방송을 올리고 있었는데 그녀에게 책을 보내기 전 서둘러 방송을 진행했다. 그날은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흐린 5월의 마지막 날이었다. 날씨처럼 흐린 기분으로 그녀에게 ‘미긍’을 보낸다.  

   

다음 날 그녀에게 메시지와 어린 딸과 함께 찍은 사진을 함께 보내왔다.

'미긍 님 책을 읽어볼수록 저도 반성 많이 해요. 어느새 '긍정'은커녕 '희망'과 용기도 다 잃어버린 바보가 된 자신이 부끄럽더군요. 책을 잘 보고 딸에게도 글을 읽을 수 있을 때 물려주도록 할게요.'  내가 바로 답장을 했다.    

'이렇게 예쁘고 너무 사랑스러운 딸에게 멋진 엄마 모습을 남겨주세요.'


그리고 이런 조언도 곁들였다.

선영 씨 엄마를 뒤에서 따뜻하게 안아 드리라고.

'내가 아파보니까 엄마 마음이 조금이나마 이해가 가네요. 물론 선영 씨는 5살 배기 딸아이의 엄마이니 그 마음이 더 공감이 갈 테지요.‘     


'힘내라'는 어떤 위로의 말도 이제 더 이상 그녀에게는 필요하지 않다.

다만... 나중에 후회되지 않도록 하루하루를 더 소중히 채워나가길 기도한다.     


그녀와 통화한 지 벌써 1년이 훌쩍 흘렀다.

밤이면 너무 아파서 두렵다는 선영 씨.

그녀가 소원하는 '신선'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더 이상은 그만 고통스러우시길.


‘이제 아프지 말아요!’


-10월 가을날 '미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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