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기.드 #3. 선덕여왕

내 기억 속의 드라마

by 율시

세 번째, 선덕여왕(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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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3학년, 짝이었던 반장과 내 대화의 80%는 드라마였다. 그 중에서도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건 <선덕여왕>. 선덕여왕에 대한 우리의 열정은 대단했다. MBC 선덕여왕 공홈(공식 홈페이지)에 올라오던 모든 짤과 영상을 섭렵하고, 그 중에서도 영상계의 금손 카포달이 만든 '계림의 연인'은 거짓말 안 하고 100번은 봤다. 페이스북 등 SNS 시대가 개막하기 전이었던 지라 각종 2차 창작물이 올라오는 공홈이나 갤러리 정도로 한정되어 있었는데, 그렇기에 나는 선덕여왕과 관련한 모든, 정말 모든 정보가 내 눈을 지나갔다고 자신할 수 있었다.


워낙에 푹 빠져서 본 작품이었던지라 나온 배우 하나하나, 장면 하나하나, 대사 하나하나가 오래 남는다.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마지막회 비담(김남길)의 대사는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역시 몇 번이나 돌려본 탓이다. 그 세계관에 깊게 빠져들어 다른 사람이 쓴 선덕여왕 소설도 찾아 읽고, 경주를 걸으면서 천 년 전에 실제로 그들이 밟았을 땅에 내가 서 있다는 감회에 젖기도 했다.


선덕여왕은 고현정에게 새로운 전성기를 선사하고, 김남길이라는 거대한 배우를 발굴한 작품이다. 그런 탓에 상대젇으로 덕만 역의 이요원은 주인공이었음에도 주목을 덜 받은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이는 상대적일 뿐 팬들의 덕만 사랑은 엄청났다. 나 역시 이 작품을 통해 이요원이라는 배우를 제대로 인식하게 되고, 수많은 메이킹 필름을 보며 팬심을 키웠다. 더불어 이 작품은 아이유에게도 의미가 깊은 작품일 것 같다. 아직 17살이던 아이유가 처음으로 부른 드라마 OST '바람꽃'은 지금까지도 누군가가 가장 좋아하는 곡으로 굳게 자리하고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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