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기억 속의 드라마
이제는 톱스타라는 이름에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배우 '조정석'. 한때 그의 팬카페 '뮤지컬 넘버원 조정석'의 우수회원까지 될 정도로 굉장한 열성팬이었는데, 입문작이 바로 <더킹 투하츠>였다.
은시경, 조정석
조정석은 2012년 인지도를 쌓기 시작했는데, 사실 그 해 인지도 기여도의 8할은 이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 <건축학개론>이었다. 맛깔나는 명품조연 납득이 캐릭터가 그의 인생역전 주역이었다. 하지만 내가 조정석에 '빠지게' 된 것은 드라마 더킹 투하츠 속 '은시경' 캐릭터였고, 그 때문에 조정석의 팬이 되고 나서야 다들 첫사랑 수지 이제훈 때문에 본다는 <건축학개론>을 조정석 때문에 보았다.
더킹 투하츠 속 은시경은 원리원칙 주의자지만 귀엽고 대담하지만 소심한 왕실 군인(?)이다. 공주 역할의 이윤지 캐릭터와 아주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며, 당차지만 속은 여린 공주와 담담히 곁을 지키는 기사 클리셰를 그대로 자극한다. 그러면서도 조정석만의 완급조절 대사법으로 아주 덕력을 자극하는 특별한 캐릭터를 만드니, 나는 당시 고3이었음에도 그에게 매료되어 하루에 두 시간씩을 꼬박꼬박 조정석에게 투자하지 않을 수 없던 것이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헤드윅', '스프링 어웨이크닝', '내 마음의 풍금' 등 그가 출연한 뮤지컬 넘버가 하루종일 mp3에서 돌아갔고, 드라마 속에서 그가 한 소절 부른 이문세의 노래도 들었고, 이윤지가 메인으로 부르고 조정석도 한 소절 불렀던 ost '처음사랑'도 질리도록 들었다.(사실 하나도 안질렸다) 휴대폰, mp3, 전자사전 등 할 것 없이 내 바탕화면 역시 조정석이었다.
조정석의 실물을 영접하는 날을 매일 꿈꿨지만, 정작 내가 처음으로 조정석을 본 것은 시간이 몇 년 흐른 대학교 3학년 때였다. 당시 씨네21네서 대학생 기자 활동을 하고 있던 내게 '시간이탈자' 시사회 참석 기회가 생겼고, 그곳에서 실물을 처음으로 보게 되었다. 몇 년 전만큼 덕심을 불태우던 시기는 아니었지만, 모든 순간을 눈에도 담고 카메라에도 담으면서 어찌나 선덕선덕했던지.
더킹 투하츠라는 드라마?
조정석에 대한 이야기만 늘어놓게 되었는데, 더킹 투하츠라는 드라마 자체도 재밌었다. 입헌군주제이자 분단국가인 남한 국왕 이재하(이승기)가 북한 장교 김항아(하지원)과 결혼을 하면서 남북의 화해의 길을 열어가는 내용인데, 얼마전 정상회담이 있었던 지금 이 시점에서 보면 또 새로울 것 같다.
액션신이 많고, 이재하 캐릭터가 초반에 정말 구제할 길 없이 나오기는 하지만 참사랑을 깨달은 이후의 러브라인도 애틋하고 좋았다. 당시 이 드라마는 박유천, 한지민 주연의 <옥탑방 왕세자>와 동시간대 방영이었는데, 그래서 드라마의 재미에 비해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한 점도 있다. (나는 본방송을 <더킹>을 보고 <옥세자>를 재방송으로 봤다)
야자 후 본방사수
매주 수목요일 10시였는데, 10시는 고등학생 야간자율학습이 끝나는 시간이었다. 다행히도 dmb라는 신문물이 하사되었기에, 집에 가는 길에도 열심히 본방을 사수하면서 갔다. 그리고 다음 날 복습을 위해 인터넷이나 vod로 한 번 더 보았다... 그때도 옥세자 파였던 친구와 더킹 파였던 나는 서로 '이 드라마가 더 재밌다'며 투닥이면서 하교했다.
기억에 남는 OST
가장 기억에 남는 OST는 이윤지의 <처음사랑>이다. 드라마 초반 이윤지가 성곽에 앉아 불렀는데, 그 장면이 너무 예뻐서 몇 번을 다시 봤었다. 성곽길이 서울에 상경하면 꼭 가보고 싶은 곳 BEST5였을 정도.(실제로 대학교 1학년이 되자 마자 동기들과 방문했다. 그날 본 성곽과 경치는 아직도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