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튼튼하다'는 것
내 쌍둥이 언니는 어릴 때 하나의 의문점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바로 언니의 동생, 즉 내가 언니보다 힘이 센데, 몸은 더 약하다는 점이었다.
나는 어릴 적 반에서 팔씨름을 하면 2등 안에 들었고, 언니가 짐 하나를 들 때 두 개를 가뿐히 들 정도로 힘이 셌다. 언니는 나와의 팔씨름에 지고 나서, '왼손으로 하면 이길 수 있을 거야'하고 생각하여 왼손으로 재도전했다고 한다. 하지만 어릴적 왼손잡이었던 나는 왼손 힘이 더 셌고, 결국 언니는 동생이 자기보다 힘이 더 세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나는 언니보다 더 자주 아팠다. 6살에 폐렴으로 입원하기도 하고, 매달 감기에 걸렸고, 비염을 달고 살았다. 천식도 있어 조금 오래 달리면 호흡에서 쇳소리가 나곤 했다. 언니는 그게 잘 이해되지 않았다고 한다. 힘이 세다는 건 튼튼하다는 건데, 왜 자주 아픈 거지?
지금 생각하면 참 귀여운 생각이다. '튼튼하다'라는 말은 '근력'으로 대표되는 힘을 의미하기도 하고, '면역력'으로 대표되는 건강을 의미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비례하지 않는다. 나는 근력은 강했지만 면역력은 약했던 것이다.
쌍둥이인 우리는 조금이라도 '다른 것'에 다른 형제들보다 더 민감하다. 근력과 면역력 모두 쌍둥이인 우리를 구분짓는 차이점이었으므로 더 크게 느껴지는 특성이었는데, 그만큼 어린 우리에게는 이런 것이 더 중요하게 느껴지고 더 헷갈렸을 것 같다.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 몇 년이 지나서야 언니와 이야기를 하다가 그 차이가 근력과 면역력의 차이라는 걸 처음으로 인지했다. 어릴 적의 소소하지만 오랜 의문을 떠올리며, 어린 우리가 귀여워 웃음이 나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