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 #64
고양이 발 냄새를 가끔 맡아본다.
내가 작업을 하고 있거나 책을 볼 때 고양이가 옆에 와서 꾸벅꾸벅 졸기 시작하면 발이 눈에 들어온다.
도톰한 털 속에 젤리 같은 것을 지니고 있는데 그곳의 냄새를 맡아본다. 처음에는 호기심에 맡아보았지만 나쁘지 않은 냄새가 났다. 마치 오래된 책 냄새랄까. 익숙하면서도 오래된 냄새가 섞여 있는 좋은 냄새다. 내가 헌책방을 좋아하는 이유도 그런 이유일 수도 있겠다 생각했다. 가끔 헌책방에 가듯 고양이가 옆에 오면 살짝 맡아본다. (고양이에게는 미안하지만) 다른 집사님들도 고양이 발 냄새를 좋아하실까 궁금해서 인터넷에 검색해 보다가 일본에서는 고양이 발 냄새 핸드크림이 있다는 정보를 봤다. 고양이 발 냄새를 좋아하는 분들이 많구나를 느낌과 동시에 그 핸드크림을 사용해보는 상상을 해보았다.
내 손에서 고양이 발 냄새라... 핸드크림을 자주 사용하기는 하지만 왠지 그 핸드크림은 사용하지 않을 것 같다. 아무리 좋아도 핸드크림까지는 필요하지 않다.
우리 집 고양이가 사랑스러우니까 발냄새마저도 사랑스러운 냄새로 다가오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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