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에세이 #65
다니는 헬스장이 대로변 건물 7층에 있어서 러닝머신을 하면서 주로 차나 사람들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운동을 한다. 한 번에 여러 풍경을 보는 게 아니라 한 가지를 집중해서 보게 된다. 며칠 전에는 지하철역 앞에서 전단지를 나눠주고 그 전단지를 받는 사람들과 받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을 보면서 달렸다. 그리고 오늘 내 눈에 들어온 건 도로 위에 오토바이들이다. 헬스장 근처에는 햄버거 가게가 3군데나 있어서 오토바이들이 자주 보이는데 그날도 오토바이들은 신속하고 조금은 위험한 경계를 넘나들며 달리고 있었다. 배달 오토바이 뒤에는 음식을 넣는 네모 박스가 달려있는데 갑자기 그 박스가 직장인 시절 나의 모습으로 상상되기 시작했다. 디자인일을 하던 직장인 시절 급한 일들이 자주 들어오고는 했는데 나는 그 일들을 매우 싫어했다.(누구나 그렇겠지만) 급하게 일을 받아하는 모습은 도로 위의 오토바이와 같다. 그 급한 속도에 몸을 맡겨 일을 하다 보면 늘 뒤에는 슬픈 사고가 났다. 오타라던지 파일에 문제가 생긴다던지, "디자인이 결국 마음에 안 들어요"라는 말도 돌아올 때도 있었다. 지금은 직장인 생활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지금도 회사 상황이 많이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렇게 달리는 오토바이 뒷좌석에 일하는 나의 모습을 태워 한없이 러닝머신을 했다.
빠르고 편리한 세상이지만
그만큼 위태롭고 슬픈 세상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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