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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O Apr 22. 2021

아이디어 머신

산책하며 떠올린 그림 #39


그림 그리는 시간보다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시간을 더 많이 들이는 편이다. 마치 칼잡이가 무언가를 베기 전에 열심히 칼을 갈고 준비운동을 하는 느낌이랄까. 그리고 그런 준비 과정을 꽤 좋아한다. 근데 이 아이디어란 쉽게 떠오르는 날이 있고 좀처럼 나오지 않는 날이 있다. 좀처럼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는 날이면 가끔은 머리 회전이 잘 되는 음료나 약 같은 게 있으면 좋겠다는 상상을 종종 한다.


그 음료를 마시면 일정 시간 동안 아이디어가 마구마구 쏟아져 나오는 것이다. 중요한 일이나 잘하고 싶은 일이 있을 때 아껴뒀다가 사용하면 정말 좋을 것 같다. (그 약은 쉽게 구할 수가 없어서 심야에만 문은 여는 마녀 편의점 같은 곳에서 비싼 돈을 주고 사야 하는 것이다.)


뭐 그런데 그런 음료나 약 같은 게 있다면 부작용도 분명 있을 것 같다. 며칠간은 잠을 자야 한다거나 머리 회전이 며칠간은 더더욱 안된다거나 그런 것들 말이다. 뭐든 쉽게 얻으면 그런 대가가 따르는 법이니까.


이런 생각들을 해보니 역시 책상에 앉아서 잘되든 안되든 그저 뭐든 하는 게 정답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그런 생각으로 오늘도 이 글을 쓰고 있다. 언젠가는 나도 멋진 글을 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은 희망을 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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