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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O Jul 15. 2021

비바리움_2019

영화는 그려도 재미있다 #3

(스포는 없습니다)

  

 비바리움은 시작부터 머리에 ‘물음표’를 만들어준다. 어린 뻐꾸기가 둥지를 점령하는 것을 보여준다. 동물 다큐멘터리에서 본 기억이 있지만, 다시 봐도 참 뻔뻔하고 신기한 광경이다. 커다란 뻐꾸기에게 먹이를 갖다 바치는 엄마 새가 딱해 보이기까지 한다. 근데 왜 첫 장면부터 이런 신기한 광경이 나오는 걸까. 


그 광경은 영화 전반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이 영화를 몰입해서 보다 보면 첫 장면은 잊히지만, 영화가 끝나고 뻐꾸기가 다시 생각나면서 나 자신이 뻐꾸기를 키운 어미 새가 된 기분이 되어 버린다. 늦은 시간에 보았지만, 너무 재미있고 끝이 궁금해서 잠이 달아나 버렸다. 왜 이제야 봤을까 했지만, 이제라도 봐서 다행인 영화였다.


이 영화는 똑같은 모양의 주택들이 있는 마을에 주인공 톰과 젬마가 갇히게 된다는 이야기다. 어떻게든 벗어나 보려 하지만 그들은 다시 제자리. 그리고 심지어 배정받은 집 앞에 아기가 도착한다. 다음 내용이 너무너무 궁금하지 않은가? 간만에 본 영화 중에 가장 신선했고 감탄을 하면서 봤다.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이 영화는 집에서만 이뤄지는 영화다 보니 서울에서 처음 내가 살던 예전 원룸이 생각났다. 인터넷 부동산 카페에서 사진을 보고 급하게 구한 원룸이었다. 사진에서는 꽤 넓어 보였지만 사람 두 명이 누우면 끝날 것 같은 방이었다. 그곳에서 나름 잘 지냈지만 1년 만에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갈 수밖에 없었다. 이유는 어느 날 밤 자려고 누웠는데 방 벽이 점점 좁아지더니 나의 몸을 향해 다가왔기 때문이다. 물론 실제로 벽이 좁혀오지는 않았고 나의 심리 때문이었다. 난 식은땀을 흘리면 잠에서 깨야 했다. 마침 계약 기간이 얼마 남자 않아서 다른 집을 구해서 이사를 했다. 


영화를 보고 나서 그 자취방을 생각하며 잠이 들었다. 그때의 공포감처럼 이 영화도 꽤 소름 돋는 공포가 있다. 귀신이나 흉측한 괴물이 나오지 않아도 우린 일상에서도 다른 공포를 느끼게 된다. 어쩌면 그런 공포가 우리의 기억에 오래 기억에 남아 버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든다. 





https://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133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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