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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UNO May 08. 2023

고양이의 예측 불가능함

사소한 부분에서 웃어버렸습니다 #2


헬스를 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운동을 무리해서인지 힘이 없다. 힘겹게 계단을 올라 현관문 비밀번호를 누르면서, 동거묘 ‘겨울이’를 떠올린다. 

‘오늘도 침대 위에서 자고 있으려나?’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니, 뜻밖의 겨울이의 모습에 웃음이 터져버렸다. 버리려고 현관 앞에 내놓은 빈 박스 안에 겨울이가 들어가 잠을 자고 있었다. 박스 안에서 평온한 표정으로, 나를 올려다보고 있었다. 내가 운동을 하는 한 시간 동안, 박스 안으로 들어가 귀엽게 자고 있었을 겨울이의 시간을 상상하니, 너무 귀엽고 웃겼다. 


운동을 다녀와서 간식을 먹으니 잠이 몰려왔다. 눈이 너무 감겨서 아무 일도 할 수가 없었다. 침대에 쓰러져 잠시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발 밑에 이번에도 겨울이가 보였다. 천장에 배를 시원하게 까고, 바보 같은 포즈로 날 보고 있었다.

 ‘왜 그런 포즈를 하고 있는 거야.’ 푸하하. 또 웃음이 났다.


오늘 고양이의 예측 불가능함에 두 번이나 크게 웃었다. 문득, 그 예측 불가능함이 귀엽고 소중한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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