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단편 소설집 #15
우연히 아쿠아맨의 유튜브 영상을 클릭했다.
#10 - 아쿠아맨... 그동안 고마웠습니다. (클릭)
“여러분 저 아쿠아맨은 오늘,
고향 마리아나 해구로 돌아갑니다.
그동안 저의 영상을 ‘구독 및 좋아요’ 해주신 분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고
카메라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손에는 놀랍게도 물갈퀴가 있었다.
나는 처음에는 그것이 특수분장인 줄 알았다.
그 외 모든 부분은 사람의 모습을 하고 있었다.
상의는 벗고 있었으며 몸은 수영선수처럼 탄탄해 보였다.
그는 외국인이 한국말을 배운 것처럼
약간 어색하게 말을하고 있다.
“다들 아시겠지만 저는 유튜버가 되기 위해 지상으로 올라왔습니다.
최고의 유튜버가 되는 건 어려운 거라는걸 깨달았습니다.
지금 이 영상이 10번째 영상이네요.
사람들이 제가 물고기 인간이라는 걸 믿지 않고
관심조차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고향으로 내려가
아버지의 사업을 물려받을 예정입니다.
구독자 여러분 정말 감사드립니다.”
그는 그말을 남기고 바다를 향해 점프했다.
그 영상은 그렇게 끝이 났다.
나는 그가 궁금해져서 첫 번째로 올린 그의 영상을 클릭했다.
#1 아쿠아맨 그는 누구인가? (클릭)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쿠아맨이라고 합니다.
저는 믿기 힘드시겠지만, 마리아나 해구 깊은 곳에서 왔습니다.
오는 동안 힘들었지만,
저는 최고의 유튜버의 꿈을 이루기 위해
깊은 바다를 헤엄쳐서 온 겁니다.”
그는 자신의 손을 올려 화면에 비추었다.
“자, 저의 손을 보세요.
이 물갈퀴가 제가 마리아나 해구에서 왔다는 증거입니다.
저에게 궁금한 점 댓글 많이 남겨주세요.
다음 영상에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댓글 1개 - 아저씨. 돈벌기 힘드시죠?]
#2 - 아쿠아맨이 부자라고? (클릭)
“여러분 안녕하세요! 아쿠아맨 입니다.
댓글 모두 잘 보았습니다.
저는 사실 엄청 부자입니다.
돈 걱정이 없는 존재입니다.
집에 금덩어리가 돌멩이처럼 넘쳐납니다.
정말이에요. 저는 지금 서울 비싼 호텔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그는 어색한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었다.
“잠은 욕조에서 잡니다. 물에는 소금을 넣어서 짜게 만들었어요.
아, 오늘은 제 목에 아가미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는 카메라 가까이 자신의 목을 들이민다.
그의 목에는 정말 아가미가 희미하게 있었다.
아가미는 마치 심장처럼 쿵쾅쿵쾅 움직였다.
그리고 그 동영상은 끝났다.
[댓글 - 없음]
며칠 후 나는 그의 유튜브에 접속해 보았다.
새로운 영상이 하나 올라와 있었다.
#11 - 아쿠아맨 돌아오다 (클릭)
“여러분 아쿠아맨입니다.
제 마지막 동영상이 인기 동영상에 올랐다는 소식을 듣고
고향으로 가다가 되돌아 왔습니다.
제 동영상 조회수가 1만이 넘어가디니…”
“저는 고향으로 돌아가지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여기서 열심히 유튜브를 이어갈 것입니다.
눈물이 날 것 같아요.”
그의 눈에서 땀방울 같은 물이 흐르고 있다.
그는 울고 있지만, 행복한 얼굴이었다.
그날 나는 그의 유튜브의 구독 버튼을 눌렀다.
- 매주 월, 목요일 저녁 8:30분 연재합니다.